현직기자의 인생 스승 17명이 들려준 지혜

입력 2013-05-09 17:28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태형/쌤앤파커스

초대형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작가 김난도 서울대 교수. 그의 연구실 책상 위에는 이상한 시계가 있다. 이른바 ‘인생시계’. 인생 여든을 24시간에 비유해 정확히 1년에 18분씩 움직이는 이 시계의 현재 시간은 2시24분. 이 인생시계를 보면서 그는 다짐하곤 한다. ‘그래, 너무 늦은 것은 없어. 또 너무 이른 때도 없지. 오늘이 인생 최고의 날이야.’

이태형 국민일보 선임기자가 스스로 꼽은 인생 스승 17명에게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냐’며 배움을 청했다. 김 교수는 준비하는 인생은 청춘이라고, 동시에 준비 자체는 아픔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인터뷰를 한 스승은 이해인 수녀, 혜민 스님, 고은 김용택 김남조 시인, 오지 여행가 한비야씨, 고(故) 강영우 전 미국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 등 영역과 종교를 넘나든다. 이들이 말하려는 건 성공의 비결도, 유행하는 ‘힐링’식 내려놓기도 아닌 자기 삶을 사랑하는 법이 아닐까.

사회적 잣대로 보면 누구보다 성공한 이어령 전 초대 문화부 장관. “나에게는 아직도 읽지 않는 책이 정말 많다”고 하는 그는 아직 청춘이다. 그런 그가 “나는 실패자”라고 자평하는데, 이유인즉 인생에 동행자가 없었다는 것이다. 어머니를 일찍 잃어 사랑하는 법을 몰랐기 때문이라고 자신을 직시하는 이 전 장관은 70대 후반에야, 딸의 고통을 보면서 비로소 자신 속의 사랑의 ‘발견’했다고 고백한다. 요리연구가 임지호씨는 가장 맛있는 음식은 배고플 때 먹는 음식이며 굶주림은 은총이란다. 고통이야 말로 최고의 축복이라며 어릴 적 가출해 전전했던 삶에서 건진 가르침을 전한다.

책장을 넘기면서 만나는 그들의 메시지는 봄의 땅 속으로 스미는 빗물 같다. 그래서 속도감으로 읽을 게 아니라 음미하듯 문장 속에 머물 듯 읽어야 하는 책이다.

자신의 느낌과 의견을 잘 표현한 게 아니라 남의 느낌이나 의견을 잘 배려한 게 좋은 글이라고 할 때 이 책은 독자가 원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숨어 있는 것 같다.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