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춤, 詩와 ‘얼∼쑤’… ‘제77회 한국의 명인명무전’

입력 2013-05-08 20:09 수정 2013-05-08 22:26


“덩더쿵 덩더쿵/ 춤이로다 춤이로다./ 우리의 춤이로다./ 소리와 몸짓/ 우리 모두 하나 되는 춤이로다./ 어얼씨구 좋다.” 명기환 시인의 ‘소리와 몸짓’ 중 일부다. 춤이 시(詩)가 되고, 시는 다시 춤이 되는 무대가 올려진다.

1990년부터 전통 공연을 기획해온 동국예술기획(대표 박동국)은 9∼10일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제77회 한국의 명인명무전’을 연다. 시와 한국 춤이 어우러지는 무대다. 바다와 섬을 노래하는 명 시인이 전통춤을 소재로 21편의 시를 짓고, 이에 맞춰 전통춤 명인 21명이 춤사위를 풀어낸다.

1인 창무극의 대가 공옥진(1931∼2012) 공연을 2010년에 본 명 시인이 “나도 시로 춤을 한 번 춰보면 어떻겠느냐”라고 제안했고, 이를 박동국 대표가 흔쾌히 받아들여 공연이 성사됐다. 9일 공연 ‘소리와 몸짓’에는 황귀자의 ‘태평무’, 박소정의 ‘단향무’, 김지원의 ‘소고춤’ 등 11편의 무대가 마련된다.

10일 공연 ‘명인명무’에는 이길주의 ‘호남산조춤’, 이우호의 ‘한량무’, 김지옥의 ‘진도북춤’ 등 10편이 선보인다. 인간문화재 권명화(79) 명인이 ‘소고춤’(사진)도 춘다. 여든 가까운 나이에 역동적인 소고춤을 추는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명 시인은 ‘소고춤’에 대해 “여인의 손끝 어디쯤 봄은 오는가. 강물에 비친 분홍치마 겨우내 얼었던 마음 춤으로 연다. 여인은 봄을 맞는다”라고 표현했다. 관람료 3만∼10만원(02-580-3300).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