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방치된 아이들… KBS1 ‘KBS 파노라마’

입력 2013-05-08 20:06


KBS 파노라마(KBS1·9일 밤 10시)

지난 1월, 경기도 고양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방에서 극도의 영양실조 상태를 보이는 세 자매가 발견됐다. 미성년자인 이들 세 명은 발견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막내(15)는 골다공증에 따른 대퇴부 골절로 8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아야 했다. 첫째(19)와 둘째(18)의 건강 역시 좋지 않았다. 간질, 하반신 마비 증세 등이 나타났다.

세 자매를 감금하고 방치한 건 계모 A씨(49)였다. A씨는 2011년 5월부터 세 자매가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다. 세 자매는 난방도 안 되는 방에서 추위와 싸우며 겨울을 보냈다. 경기도 고양경찰서는 자식을 돌보지 않고 방치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문제는 세 자매처럼 열악한 환경에 방치된 아이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있다는 점이다. ‘KBS 파노라마’는 ‘가정의 달’을 맞아 아동 방임 문제를 집중 조명한 2부작 ‘보이지 않는 아이들’ 1·2부를 9일과 16일 같은 시간에 차례로 방영한다.

제작진은 전국 각지를 돌며 비참한 현실 속에 살아가는 아이들을 인터뷰했다. 특히 서울역 광장에서 노숙하는 아이들은 위험천만한 상황에 방치돼 있었다.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18만명에 달하는 서울역이지만 취재 과정 내내 아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부에서는 시골의 아동 방임 문제가 다뤄진다. 시골의 굶는 아이들 수는 대도시의 14배에 달한다고 한다. 카메라엔 쓰레기 더미에서 생활하며 자주 끼니를 거르는 아이의 일상 등이 담겼다. 애정과 보살핌이 필요한 시기에 늘 혼자였던 아이들에게서는 성격 장애 등의 문제점도 발견됐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