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KB금융지주 차기회장 구인난?

입력 2013-05-08 19:06 수정 2013-05-09 01:21


새로운 회장 찾기에 나선 KB금융지주가 때아닌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 유력인사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금융지주를 이끌어갈 “깜짝 인사가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KB금융지주는 8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어윤대 회장 후임을 뽑는 회장추천위원회 구성을 의결하고 곧바로 1차 회의를 진행했다. 회추위는 KB금융 사외이사 9명으로 구성됐다. 회추위는 이달 중으로 후보군을 추려낸 뒤 다음 달에 최종 후보를 내정할 방침이다. 최종 후보가 정해지면 오는 7월 12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결정한다.

차기 회장에는 우선 금융지주 사장과 은행장 등 내부 인사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외부 인사로는 KDB금융지주 회장을 지낸 민유성 티스톤파트너스 회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이 거론된다.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 남경우 전 KB선물 사장, 임종룡 전 국무총리실장, 전광우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도 하마평에 오른다.

하지만 KB금융 측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어 회장 때와 달리 ‘이 사람이다’고 할 만한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서다. 어 회장은 2010년 당시 KB금융이 두 번에 걸쳐 영입을 시도해 ‘모셔온’ 인물이다. 어 회장은 대학 총장으로 이름이 더 알려졌지만 오래전부터 금융권에서 일하며 대형 금융그룹을 이끌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들었었다.

반면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KB금융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회장 승계 프로그램’을 통해 100여명의 이름을 추렸지만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은 안 든다. 무게감 있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한국금융학회 회장,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 등을 지냈던 어 회장만큼의 ‘스펙’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능력이나 전문성, 조직안정성 등을 고려하면 현재 거론되는 사람 중에도 분명 인물은 있지만 정치적 상황을 무시할 수 없어 고민은 더욱 커진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정책에 발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인가’를 고려하다 보니 가뜩이나 부족한 인력풀이 더 줄어들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