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1990년대 日보다 심각한 저성장 빠질 수도”

입력 2013-05-08 19:07

우리나라가 1990년대의 일본보다 더 심각한 저성장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위기를 헤쳐 나오려면 정부와 기업이 투자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8일 ‘저성장, 고착화되는가?’라는 보고서에서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5% 저성장에 그쳐 3%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에 크게 못 미친다”며 “저성장 문제를 방치할 경우 일본보다 심각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저성장이 길어질 경우 ‘이력효과(hysteresis)’로 인해 성장 잠재력까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력효과란 저성장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이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생각을 아예 하지 않게 돼 기대성장률까지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저성장에 처한 현재 경제 상태도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더 나쁘다. 90년대의 일본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에 이르는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었다. 반면 현재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간신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추락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줄어든 고정투자에 있다. 70년대는 고정투자가 연평균 17.9%씩 늘었지만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는 1.6%밖에 늘지 않았다. 70년대 연 40%에 달하던 고정투자의 성장 기여율은 최근 10%대로 떨어졌다. 여기에다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시장 침체가 내수를 위축시켜 성장률을 더 끌어내리고 있다.

진삼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