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로 만성요통 치료 가능”

입력 2013-05-08 18:53

허리 디스크 등으로 인한 만성 요통은 삐져나온 디스크에 침투한 박테리아에 의한 것으로 항생제 치료가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네 알베르트 박사 등 서던 덴마크 대학 연구진이 요통 환자 1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한 논문을 ‘유럽 척추 저널(European Spine Journal)’에 발표했다고 영국 신문들이 7일 보도했다.

연구진은 우선 요통 환자의 46%가 돌출된 디스크의 박테리아 감염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후 2차로 이들에게 100일에 걸쳐 항생제를 투여한 결과 80%가 요통이 치료되거나 통증이 크게 줄었다. 알베르트 박사는 “박테리아 감염의 경우 보통 항생제를 1∼2주 투여하면 해소되는데 이처럼 장기간의 투여가 필요했던 것은 감염된 디스크에 혈액 공급이 제한되거나 혈액이 전혀 공급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피터 햄린 신경외과 과장은 “교과서를 다시 쓸 정도의 연구 결과로 노벨 의학상을 받을 만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노벨상 수상으로 이어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 발견과 비견할 만하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랜싯(Lancet)과 영국 의학 저널(BMJ) 등 권위 있는 의학 전문지들이 162명이라는 제한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라는 이유로 논문 게재를 거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연구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과도한 항생제 투여가 면역력 약화라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