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몰랐다… ‘여울물 소리’ 절판시킬것”

입력 2013-05-08 18:52


‘사재기 파문’ 소설가 황석영에게 들어보니

소설가 황석영(70·사진)은 자신의 장편소설 ‘여울물 소리’ 사재기 의혹과 관련해 “전혀 알지 못했다”며 “출판사 ‘자음과모음’에 출판권 해지를 통보함과 동시에 ‘여울물 소리’를 절판시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작가에게는 명예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황석영의 강경 대응이 아닐 수 없다.

황석영은 8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여울물 소리’는 칠순을 맞아 작가 인생 50년을 기념하는 의미가 실린 작품으로 이런 추문에 연루된 것 자체가 나의 문학인생 전체를 모독하는 치욕스러운 일”이라며 “명예훼손에 대한 정신적·물질적 피해 배상과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단호하게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해 11월 소설이 출간됐을 당시부터 출판사에 ‘행여라도 내 작품으로 (사재기 같은) 그런 짓은 절대로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며 “이번 사재기 파동으로 말미암아 평생 글을 써서 먹고 살아온 작가로서 명예에 크나큰 손상을 입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기회에 출판계에 만연해 있는 이러한 행태를 근절시키는 데 동료 작가들과 더불어 앞장설 생각”이라며 “사재기는 독자들을 기만하는 행위이며, 온갖 고난을 헤치고 견디어온 현대 한국문학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욕”이라고 덧붙였다.

함께 사재기 의혹이 있다고 보도된 같은 출판사의 장편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의 작가 김연수(43)도 “사재기를 할 이유가 없다. 사재기를 원하지도 않고 원할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장편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의 작가 백영옥(37)은 “어이없고 황당한 일”이라며 “어떤 작가가 불법적인 유통구조 하에서 자기 책을 팔려고 하겠느냐. 작가로서 책을 사준 독자들에게 미안하고 죄송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여울물 소리’와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은 지난해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진입하는 등 인기를 모았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