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민주 지도부의 엇박자
입력 2013-05-08 18:46 수정 2013-05-08 22:13
‘어디를 가야 할까, 무엇부터 해야 할까.’
새로 출범한 민주당 지도부가 ‘현장 행보’ 깃발을 치켜든 가운데 벌써부터 최고위원들 사이에 미묘한 엇박자도 보인다.
가장 첨예한 이슈는 남북관계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6일 첫 최고위원 회의에서는 남북문제를 두고 최고위원 간 언쟁이 있었다. 우원식 최고위원 등이 남북 긴장 완화를 위해 “최고위원회의를 접경지역인 경기도 파주 도라산역에서 열자”고 제안하자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념적으로 접근하지 말라”며 제동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남북문제 해결 촉구가 왜 이념적이냐’는 반론이 제기되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는 후문이다.
당 지도부 회의에서 공개 모두발언을 하는 순서도 새삼 논란거리다. 주요 회의에서는 통상 당 대표가 첫 발언을 한 뒤 원내대표, 최고위원(득표순) 순으로 발언을 한다. 그러나 한 최고위원이 첫 최고위원회의 이후 주변 인사들에게 “당의 서열로 보면 당연히 최고위원이 원내대표보다 위인데, 왜 원내대표가 먼저 발언하는지 의문”이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를 놓고 대의원과 당원이 뽑은 최고위원이 먼저 말하는 게 맞는다는 주장과 원내정당 중심의 국회 상황을 고려하면 원내대표가 먼저 하는 게 맞는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8일 서울 마포 망원시장에서 두 번째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기로 한 것도 전날 오후 늦게야 확정됐다. 최고위원 보좌진은 뒤늦게 현장에 맞는 메시지를 준비하느라 진땀을 쏟았다. 당 관계자는 “실무팀에서 일찌감치 일정을 올렸지만 대표가 한참이나 묵묵부답이었다고 한다”며 “지도부의 행보가 조심스러워서 그런 건지,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했다. 김 대표 측은 “본회의 등 바쁜 일정 탓에 늦어진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당 주변에서는 진보성향과 중도성향이 혼재하는 최고위원들이 ‘불협화음’을 내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양승조 최고위원의 연일 ‘튀는’ 발언도 화제다. 그는 망원시장에서 열린 회의에서 “어린이날은 놀고 어버이날은 쉬지 않고 일하는 나라가 과연 동방예의지국인가”라며 즉석에서 어버이날 공휴일 지정을 촉구했다. 충청 출신인 양 최고위원은 지난 6일 당의 새 출발을 알리는 첫 최고위에서도 자신의 지역 현안인 ‘충청권 과학벨트’ 부지매입비를 추경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당이 아직 이래저래 어수선한 가운데 김한길 대표가 7일 국회에서 문재인 의원을 만나 당 화합을 위해 서로 노력하자는 취지의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임임성수 김아진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