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현금 많아서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입력 2013-05-08 18:46

삼성전자가 늘어나는 현금 보유고의 사용처를 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업체들보다 우위를 점한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에서 42%의 순익상승을 기록했고, 3월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도 400억 달러(43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를 제외한 순현금자산만 해도 285억 달러(31조2000억원)로 한 해 동안 세 배 증가했다. 이는 금융과 에너지 업계를 제외하고 차이나 모바일(640억 달러)에 이어 아시아 2위 규모로 삼성의 현금 자산은 지금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중이라고 WSJ는 덧붙였다.

기업 분석가들은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와 의료장비 등의 분야에서 기업인수와 사업확대를 위해 누적된 자금을 투입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삼성이 주주들에게 배당금 증액과 주식 환매 등을 통해 보다 높은 수익을 안겨주라는 시장의 압력에 직면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4억 달러 이상의 삼성전자 주식을 운용 중인 미국 교직원연금보험(TIAA-CREF)의 윌리스 차이 증권 리서치 사업부 이사는 “삼성에 막대한 현금 자산을 어떻게 할 계획인지 가장 먼저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도 지난달 수익의 주주 환원을 강화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WSJ는 삼성의 현금 증가를 수익 창출 구조가 극적으로 변한 결과라고 진단하면서도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투자에 실패한 파나소닉이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추락한 점을 예로 들어 IT산업에서 기업의 운명은 순식간에 뒤바뀔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