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내대표 경선전 본격 점화… 이주영·최경환 출사표

입력 2013-05-08 18:46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이 공식화됐다. 신박(新朴·신친박계) 이주영(4선·경남 창원 마산·합포) 의원과 원박(元朴·원조친박) 최경환(3선·경북 경산 청도) 의원은 8일 각각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임기 1년의 원내대표 경선은 오는 15일 오후에 실시된다.

경선운동을 일찌감치 시작한 이 의원이 출마 선언도 한 템포 빨랐다. 이 의원은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내 지도부에 필요한 것은 ‘경직성·폐쇄성·일방주의’가 아니라 ‘유연성·개방성·상호주의’”라며 계파를 초월한 합리적 리더십을 내세웠다. 그는 “경선이 시작될 무렵부터 듣기조차 민망한 원박, 신박이라는 신조어가 회자된 점에 대해 엄숙히 반성한다”며 “다른 후보들도 국민이 원하는 정책정당으로서 단합된 새누리당이 될 수 있도록 해묵은 계파논쟁 종식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18대 국회까지 계파색이 옅은 중립 성향이었지만 지난해 총선과 대선에서 정책위의장과 대선기획단장 등을 역임하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는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출신의 장윤석(3선·경북 영주) 의원을 택했다.

최 의원은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계파와 지역을 아우르는 강력한 원내 지도부를 구성하겠다”며 계파 통합을 역설했다. 특히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점을 내세우며 “대통령과의 강한 신뢰를 바탕으로 당·정·청 간의 모든 문제를 용광로 속에 녹여내겠다”며 ‘당·정·청 협의 정례화’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친이(親李·친이명박)계 출신으로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낸 김기현(3선·울산 남구을)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영입한 것은 ‘통합형 지도부’를 꾸리겠다는 전략이다. 최 의원은 그간 ‘박심’ ‘추대론’ 등의 논란이 있을 때마다 이를 자신이 청와대와 가까운 인사라는 증거로 활용하는 선거 전략을 구사해왔다.

두 의원은 당 소속 의원 152명 중 절반이 넘는 78명의 초선 의원들의 표심을 겨냥한 공통 공약을 내놨다. 각 상임위 간사들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책조정위원회에 전략통 초선 의원을 참여시켜 정책정당화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쟁점 현안인 경제민주화 입법에 대해선 이 의원이 ‘원안 추진’을, 최 의원은 ‘속도와 범위 재조정’을 주장했다.

현재 판세는 친박계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는 최 의원 쪽이 다소 유리한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최 의원의 짙은 친박 색채 때문에 역풍이 불거나 이 의원의 ‘수평적 당·청’ 주장이 먹혀들 수 있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