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까지 바꾼 ‘세계 1등’ 역사 되짚는다

입력 2013-05-08 18:46

삼성전자가 다음달 초 신경영 20주년을 맞아 세계시장에서 1등에 오른 제품을 선보이는 ‘이노베이션 포럼’을 개최한다.

8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신경영 선언 20주년인 6월 7일을 즈음해 경기도 수원사업장 내 R5 연구소에서 삼성전자가 만든 세계 1등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포럼을 준비하고 있다. 1993년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이후 삼성전자가 자사의 제품과 기술력을 일류 기업과 비교해보자는 취지로 개최해 왔던 ‘선진제품 비교전시회’가 이름은 물론 내용까지 바꾼 것이다. 비교전시회는 매년 또는 격년 소수 임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전시된 제품의 종류도 비밀에 부칠 정도로 철통보안 속에서 진행됐다. 업계에선 비교전시회가 삼성이 TV, 휴대전화,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긍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다음달 열리는 이노베이션 포럼은 대중에게 공개돼 1주일 이상 이어질 전망이다. 내용도 경쟁 회사의 제품과 비교하는 대신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생산한 제품들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삼성전자가 이미 여러 분야에서 1등에 올라선 만큼 선두 업체를 따라잡기 위한 비교·분석이 큰 의미가 없다는 판단인 것으로 해석된다. 포럼에선 휴대전화와 TV·세탁기·냉장고 등 가전제품,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이 전시될 전망이다.

삼성 관계자는 “신경영 선언 이후 20년 동안의 발전상을 되짚어 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의 참석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은 삼성 비자금 특검 수사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2009년을 제외하고는 비교전시회에 한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그때마다 세계 일류가 되기 위한 지침을 제시해 이번에도 새로운 메시지가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 관계자는 “아직 한 달 정도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전시 물품이나 기간 등 구체적인 사항은 계속 논의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활약을 돌아보고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