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北 도발엔 단호… 대화 병행” 다시 넘어간 공, 北 선택은
입력 2013-05-08 18:40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7일 낮(한국시간 8일 새벽)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하되 대화의 문은 열어둔다’는 기존 기조를 재확인하며 새로운 정책이나 유인책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한반도 정세 변화를 둘러싼 공은 다시 북한으로 넘어가게 됐다. 잇단 군사적 위협과 개성공단 가동 중단 등으로 한반도 경색 국면을 만들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내심 기대했던 북한으로서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8일 “북한이 한·미 정상의 기조를 확인한 만큼 현재의 위협 고조 스탠스로 계속 가야 할지 심사숙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북한이 전격적으로 노선을 수정해 비핵화 의지를 보이고 개성공단 문제를 정상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특히 북한이 정전일인 7월 27일까지 위협 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러나 중국이 갈수록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보조를 맞추고 있는 만큼 국면 전환을 위해 전격적인 대화 제의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정부는 중국의 4대 은행인 중국은행이 북한의 조선무역은행과의 거래중단 조치를 취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 대외거래에서 북·중 교역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이번 조치가 북한에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공식적인 무역 규모라는 것은 북·중 간 교역이 거의 전부”라며 “그런 차원에서 조선무역은행의 위상과 금융 활동에 대해 중국이 취한 조치가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는 한 번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이 강경 노선을 바꾸는 첫 조치가 개성공단 정상화로 판단하고 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개성공단은 남북관계가 예측 가능하고 지속가능한 관계가 될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시금석”이라며 “북한의 부당한 조치가 철회돼야 하고 재발방지에 대한 북한의 책임 있는 입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