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2014년 최저임금 5910원”
입력 2013-05-08 18:12
노동계가 내년 최저임금을 시간당 5910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올해 적용되는 최저임금(시간당 4860원)보다 21.6% 인상된 금액이다. 재계는 글로벌 경기침체를 고려하면 터무니없이 높은 금액이라고 맞서 올해도 최저임금 심의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참여연대 등 32개 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최저임금연대는 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적용된 최저임금은 노동자가 하루 8시간 꼬박 일해도 월 100만원에 불과해 4인 가족 최저생계비인 150만원에도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최저임금이 도입된 1988년 이래 국내총생산과 국민총소득은 각각 9배 이상 증가했지만 최저임금은 8.4배, 정액 임금은 7.8배 증가에 그쳐 25년간 임금상승 속도가 경제성장이나 전반적 소득 증가 속도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노동계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경총 관계자는 “경제성장률이 2%대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20% 이상 최저임금을 올리면 영세기업 경영이 악화돼 근로자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총은 2000년 이후 최저임금 인상률이 연평균 8%를 넘을 정도로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인상됐기 때문에 숨고르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재계는 이달 말에 경제 5단체 및 중소기업 대표자가 협의한 최저임금 요구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그동안 재계가 내놓은 최초 요구안은 동결 또는 2∼3% 인상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노동계와 재계는 간극을 좁히기 위해 길고 긴 논의를 거쳐야 할 전망이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