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TV 대세는 ‘관찰 예능’
						입력 2013-05-08 17:24  
					
				‘인간의 조건’(KBS2) ‘나 혼자 산다’ ‘일밤-아빠! 어디가?’ ‘일밤-진짜 사나이’(이상 MBC). 요즘 인기를 끄는 이들 예능 프로그램에선 한 가지 공통점이 발견된다. 제작진이 출연자 일거수일투족을 충실히 담아내는 관찰자 역할에만 머문다는 점이다. 치밀하게 짜여진 각본 역시 없다. ‘무한도전’(MBC) 등 기존 리얼 버라이어티보다 더 리얼해진 이른바 ‘관찰 예능’이다.
관찰 예능 프로그램들의 최근 방송분 시청률을 보면 이들 방송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8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4일 방송된 ‘인간의 조건’ 시청률은 7.2%, 3일 방송된 ‘나 혼자 산다’ 시청률은 7.3%로 각각 동시간대 시청률 1, 2위를 기록했다.
특히 ‘일밤’의 두 코너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는 2000년대 중반 이후 히트작 기근에 시달리던 ‘일밤’에 단비 같은 코너가 됐다. ‘일밤’은 두 코너의 인기를 발판 삼아 지난 5일 시청률 10.6%를 기록, 경쟁작인 ‘해피선데이’(KBS2·9.7%), ‘일요일이 좋다’(SBS·8.1%)를 따돌렸다.
전문가들은 이들 관찰 예능의 인기 요인으로 공감대를 꼽는다.
자극적인 재미를 만들어내는 장치는 없지만 출연자들 일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공감을 끌어내고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도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이전부터 케이블 채널에서는 ‘관찰형’ 프로그램들이 많았다. 그런데 최근 이런 트렌드가 지상파 방송으로 넘어왔다”며 “시청자들이 방송을 보면서 자신의 삶과 비슷한 부분을 찾아내는 데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 들어 유행하기 시작한 이들 관찰 예능은 언제까지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방송가에 하나의 포맷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 리얼 버라이어티에서는 ‘리얼’을 표방했어도 연예인들이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죠. 만들어진 ‘캐릭터’ 안에서 자연스러운 웃음을 만들어내는 수준이었어요. 하지만 현재 새롭게 등장한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은 인위적인 부분, ‘조미료’를 모두 빼버린 게 특징이에요. 이런 프로그램들이 앞으로 예능의 한 축을 담당할 것 같아요.”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