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메모-거창 수승대] 황산고가마을 담장 벽화로 단장
입력 2013-05-08 17:25
88올림픽고속도로 거창IC에서 수승대관광지까지 약 16㎞.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무주IC에서 내려 무주구천동을 거쳐 가는 것이 빠르다. 수승대관광지는 거창국제연극제가 개최되는 야외무대로 올해는 7월 26일부터 17일 동안 열린다.
수승대 앞에 위치한 황산고가마을(사진)은 거창 신씨 집성촌으로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600년 묵은 고목이 웅장한 몸집을 자랑한다. 황산고가마을은 한때 200가구가 넘은 큰 마을이었으나 지금은 옛 모습을 간직한 기와집이 20가구 정도로 줄어들었다. 마을 안에는 1.2㎞ 길이의 옛 담장이 고즈넉하고 아늑한 느낌을 준다. 문화재로 지정된 옛 담장의 아랫부분은 빗물과 바람이 잘 빠져나가도록 엉성하게 쌓고 윗부분은 흙과 돌을 버무려 단단하게 쌓은 것이 특징.
개울을 사이에 둔 황산고가마을은 한쪽은 담장이 멋스런 마을이고 한쪽은 벽화로 유명한 마을이다. 공공미술 프로젝트 사업으로 탄생한 벽화마을의 골목길에 들어서면 벽을 깨고 나오는 황소 그림, 실제보다 더 생생한 거북바위 그림 등이 눈길을 끈다. 어떤 집에는 어린 자매의 조각이 담장 위에 설치돼 있어 고즈넉한 골목길을 걷다보면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수승대에서 37번 지방도를 타고 위천을 따라 달리면 한반도 지도를 닮은 계곡, 용암정, 갈계숲, 강선대, 분설담, 사선대 등 절경이 줄을 잇는다. 4개의 바위가 포개져 석탑처럼 보이는 사선대는 조선 고종의 아들 의친왕이 의병의 근거지로 삼으려다 일제에 발각돼 뜻을 이루지 못한 곳. 37번 지방도는 춘추벚나무가 가로수로 심어진 드라이브 명소. 수양버들처럼 가지가 축축 늘어진 춘추벚나무는 특이하게도 봄과 가을에 꽃이 핀다. 금원산자연휴양림의 지재미골 입구에는 우리나라에서 단일바위로는 가장 크다는 문바위가 웅장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수승대관광지에는 하룻밤 묵어가기에 좋은 모텔과 민박집, 그리고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좀 더 운치 있는 곳에서 숙박을 원한다면 황산고가마을의 민박집을 이용하는 게 좋다. 황산고가마을에서는 모두 18가구가 민박집을 운영하고 있다(거창군 문화관광과 055-940-3421).
박강섭 관광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