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넘어 함께하는 우리로 (19)] 어린이는 신앙의 씨앗… 농부 마음으로 돌봐요
입력 2013-05-08 17:35
다양한 가족, 함께 하는 사회
② YWCA어린이집 - 성남
“이 세계는 하나님이 아름답게 만드시고 우리들에게 맡기신 것이라는 것을 아이들이 깨달을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어린이를 거치지 않고 성인(成人)이 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인간의 성장과 성숙을 위해서는 각 단계에 맞는 적절한 교육과 활동, 돌봄이 필요하다. 특히 어린 시절의 교육과 돌봄은 한 인격체로 성숙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이 시기 아동에게 양질의 교육과 애정 가득한 돌봄은 매우 중요하다. 어린이들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이 살아가야 할 세계를 그려간다. 성남YWCA어린이집은 아이들이 이 세계가 하나님께서 만드신 아름다운 곳이라는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해준다.
YWCA어린이집의 역사는 1952년 부산Y가 한국전쟁 당시 세계YWCA를 통한 구호금과 구호품을 가지고 탁아소를 운영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후 1970년대 산업화가 본격화되면서 일하는 여성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기고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어린이집을 잇따라 설립했다. 광주Y, 목포Y, 대구Y, 청주Y, 세종Y, 대전Y는 일하는 여성들과, 도시와 농촌 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계절 탁아소를 농촌지역에서 운영했다. 또 70년대 후반 이후 어린이 교육이 사회적으로 강조되는 분위기에서 YWCA는 어린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2013년 현재 우리나라에는 전국적으로 4만여 개의 어린이집이 운영되고 있다. 수많은 어린이집 가운데 YWCA어린이집의 차별성은 무엇일까.
“어린이 인성교육이나 다문화 프로그램, 자연학습 프로그램과 같은 것들은 이미 이슈화가 돼 있기 때문에 모든 어린이집이 다 하고 있어요. 누구나 하는 프로그램이어도 그것을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하는 것에 차별성을 두려고 해요. 예를 들어, 자연을 아끼고 보호하는 것을 교육 목표로 한다면, 그 교육의 중심에는 YWCA의 목적대로 하나님께서 만드신 ‘창조질서의 보전’이 목적이에요. 교육 프로그램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삶에 적용될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근본적인 것을 가르쳐주고 싶어요.” 성남YWCA어린이집 최영숙 원장의 말이다.
‘예수님을 따르는 어린이’라는 원훈을 가지고 아이들과 함께 YWCA목적인 ‘창조질서의 보전’이 이루어지는 세상을 꿈꾸는 성남YWCA어린이집은 1988년 문을 열었다. 성남YWCA어린이집은 개원 목적이 어린이들의 생활 속에 온전히 스며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올해는 어린이들이 ‘사람과 자연이 함께하는 생명공동체’를 실현하는 지혜를 배울 수 있도록 ‘생명사랑운동’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지난 4월에는 4, 5세반 아이들과 함께 환경지킴이 발대식을 갖고, 12월까지 흙, 물, 착한세균EM, 전기절약, 아나바다와 같은 주제를 가지고 자연을 아낄 수 있는 활동 내용을 나눈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궁극적으로 어린이들에게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거야’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 이들이 계속해서 아름다운 자연을 마주하면서 보는 눈을 키워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하나님이 이런 것들을 만드셨고 우리에게 주셨다면’을 배우게 되고 그 다음 단계에서는 어린이들 스스로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이 생길 수 있도록 말이죠.”
이러한 교육은 어린이들에게 생명 씨앗을 심는 것과 같다. 성남YWCA어린이집은 부지런한 농사꾼이 돼 어린이들에게 씨앗을 심고 충분한 햇빛을 받게 하고 물을 주며 양분을 공급하고 있다. 지금 당장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지만 어린이들이 아름드리나무로 자라 그 생명력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줄 것을 기대한다.
정서연<한국YWCA연합회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