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의약품 관리 보완한다면 글로벌 경쟁력 충분”

입력 2013-05-08 17:43


건강사회 만들기 열여섯 번째 토론회 ‘천연물의약품 안전성 괜찮나’

국민일보 쿠키미디어는 지난 7일 ‘발암물질 논란 천연물의약품, 안전한가?’를 주제로 열여섯 번째 고품격 건강사회만들기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국민들에게 천연물의약품 발암물질 검출 논란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믿고 복용할 수 있는 천연물의약품 관리방안 모색을 위해 마련됐습니다.

◇일시=2013년 5월 7일 오후 2시

◇참석자

박주영 식품의약품안전처 한약정책과 연구관

정세영 경희대 약학대학 교수

김영식 서울대 천연물과학연구소 교수

이형규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

◇진행=김민희 쿠키건강TV 아나운서

◇방송=5월 16일 12시 15분(연출 홍현기 쿠키건강TV PD)

-천연물의약품이 무엇이고, 국내 개발 현황은?

△박주영= 천연물로 만든 의약품을 뜻하며 서양에서 만든 생약제 등도 포함된다. 식물 등에서 추출해 새로운 천연물로 만든 의약품으로 다른 일반 의약품이 1개 성분을 주로해서 만드는데 반해 천연물신약은 다양한 성분을 함유해 합성하기도 한다. 신약은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과거 한동안 의약품으로 개발된 적이 없는 물질 분야가 천연물신약이었다.

△김영식= 지난 2001년 제정된 천연물신약 개발촉진법에 의해 정부 주도로 국내 제약회사들과 함께 천연물의약품 개발이 이뤄졌다. 처음에는 합성의약품 개발 과정과 유사하게 개발을 시도해 왔고, 그 과정에서 천연물 고유성을 발견하고 하나의 추출물로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천연물의약품에 대한 개념이 점차 달라지면서 식물에서 유래된 추출물을 의약품으로 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형규= 천연물신약을 개발하게 된 것은 경제성이 가장 큰 요인이다. 현재 천연물신약 개발에 관여하는 모든 연구자들이 현대 의학에서 만들어진 화학합성물과 차이점을 두기 위해 노력중이며, 표준화된 천연물의약품 개발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천연물신약 또한 화학합성의약품과 같이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리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개발 시간 단축도 기대해볼 수 있다.

△정세영= 천연물신약이 전체 의약품 시장의 20% 정도를 차지한다. 이는 최근 사람들이 자연 친화적, 식물 친화적 의약품을 선호하는 추세에도 맞다. 안전하면서도 효과 좋은 신약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에서도 천연물신약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통의학 등 한의학이 발전돼 있어 천연물신약 개발에 강점이 많다. 특히 천연물의약품 시장 규모가 2020년에는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시장성이 큰 글로벌 천연물신약 개발도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천연물의약품은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다. 한약제제, 생약제제와 다른 점은?

△박= 우리나라의 모든 약은 약사법 기준에 의해 분류된다. 의사의 전문적 진단 후 처방을 받아 복용하는 것이 전문의약품이고, 의사의 처방 없이 약국 등에서 직접 구입할 수 있는 것이 일반의약품이다. 천연물신약으로 등록된 8개 치료제는 천연물의약품이기 때문에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된 것이 아니고, 의사가 진단해서 처방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있어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됐다. 천연물의약품과 생약, 한약 등을 분류하기 위해 식약처는 각 제제의 치료 유효성을 검증하는 절차를 거쳐 분류를 하게 된다. 특정 의약품이 치료제라는 증거를 갖추게 되면 전문의약품이 되며 현재 처방되고 있는 천연물신약들은 이러한 유효성을 충분히 입증한 제품들이다.

△이= 소비자 특히 환자들 입장에서 우수한 의약품을 빨리 접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의약품은 안전성과 유효성의 입증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일반 소비재와는 다르다. 천연물신약의 경우에도 환자들이 복용 시 용법 등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약은 특정한 목적을 갖고 개발되는 제품이다. 따라서 소재(원료)가 같다고 해서 동일한 약이라고 보기 어렵다,

-최근 천연물신약에서 벤조피렌과 포름알데히드 등 발암물질이 미량 검출됐다. 해당 성분은 무엇이고, 논란이 된 이유와 대책은?

△박= 포름알데히드는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되지만 아직까지 경구로 투여했을 때의 문제점은 알려진 바가 없다. 이 물질은 과일과

해산물 등은 물론 인체 체액(피)에도 어느 정도 함유돼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천연물신약의 경우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기준에 의해 검사를 했으며, 6개 의약품에 대해 포름알데히드 검사를 시행했다. 모든 제품에서 다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된 것은 아니었다. 위해평가 부서에서도 천연물신약에 대해서는 안전하다고 밝힌 바 있다. 6개 제품에서 검출된 2개 성분의 양은 극미량으로 인체에 노출되더라도 안전한 수준이다.

△정= 포름알데히드는 우리가 식품 등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다. 벤조피렌은 유해성이 있는 발암물질로 낙엽을 태우거나 고기 태울 때도 나오는 게 벤조피렌이다. 의약품 한 알의 양은 그 자체만으로 1g이다. 하지만 표고버섯은 몇 백 그램도 보통 식품으로 섭취한다. 섭취하는 음식의 양에 포름알데히드를 곱하는 방식으로 계산하면 의약품 한 알에서의 양은 다른 식품의 전체량에 비해 상당히 적은 비율이다.

△이= 실제로 굉장히 적은 양이고, 동물실험 데이터로도 안전하다고 나온다. 간에서도 1.8%만 남고 대부분 배출된다. 우리 몸의 대사과정에서 만들어지기도 하는 것이 포름알데히드이다. 우리 몸은 그러한 반응에 대처할 수 있는 충분한 시스템이 있다. 절대적 섭취량을 비교할 때 우려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미량이다. 공정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우라면 가열처리에서 추가 생성되는 경우에만 기준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김=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된 것은 토양에서 나온 것일 가능성 높다. 이번 논란을 통해 천연물의약품 관리체계에 대해 정부와 제약회사 등 모두가 다시 한번 점검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우리 몸에서 충분히 유해물질을 배출할 수 있는 양이다. 천연물신약은 복합제라 많은 약이 섞여 있기 때문에 합성 중에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정부에서 천연물신약의 유해 물질에 대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박= 제조 공정 중에는 문제가 없다. 해당 제품 한약재에 원래 포함됐던 포름알데히드가 최종 의약품 수치에도 그대로 유지된 것으로 본다. 식약처는 제약사회가 제조과정을 잘 관리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이번 논란을 통해 다시 한번 해당 제약사들에게 철저한 관리를 지시했다. 특히 벤조피렌의 경우 앞으로 모니터링을 통해 위해 평가를 실시할 것이다.

△정= 실제 포름알데히드는 고기에도 많다. 하루 종일 호흡할 때 포름알데히드를 공기 중에서 섭취하는 양도 엄청나다. 무, 배추, 상추, 감 등에서도 벤조피렌이 함유돼 있어 실제로 수 십 그램을 우리가 먹고 있는 것이다. 관건은 이러한 것들을 전체에서 얼마나 먹고 있느냐이다. 제약회사들이 안전한 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제조 과정상의 문제인지 등에 대해 조사할 필요성은 있다. 특히 정부가 보다 철저한 모니터링을 수행해야 한다고 본다.

-국민들이 믿고 복용할 수 있는 천연물의약품 제조·관리를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이= 천연물의약품과 관련 세계적인 연구개발 흐름에 비춰볼 때, 천연물신약 개발은 우리나라에 큰 도움이 되는 분야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보다 많은 천연물신약 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김= 제약 산업이 발전하는데 천연물의약품이 상당히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최근 발암물질 검출 논란이 다소 아쉽지만, 우리나

라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분야이다. 지금까지의 천연물신약 개발 노력을 살려 발전적으로 나가야 한다.

△정= 정부에서 신성장 동력으로 글로벌 신약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선진국과 경쟁하고 우리나라만의 경쟁력을 갖추는데 천연물신약 개발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오히려 이번 발암 논란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보다 체계적인 관리체계와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고민하고,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생각한다.

△박= 식약처는 의약품과 식품, 의료기기 등 품질과 안전을 위해 항상 노력하는 기관이다. 앞으로도 전세계 최초의 품목인 천연물신약이 계속해서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식약처도 모든 허가 과정에서 철저하게 검증하고 관리할 것이다.

정리=송병기 쿠키뉴스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