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전문직 비자쿼터 1만5000개 추진
입력 2013-05-08 01:03
한국과 미국은 7일 낮(한국시간 8일 새벽) 이뤄진 정상회담에서 우리 국민에 대한 미국 전문직 비자쿼터 신설을 추진하고, 한·미 대학생 연수취업(WEST) 프로그램을 5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청와대 측은 이를 ‘국민체감형 편익 창출’이라고 평가했다.
우선 양국 정부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 국민에게 미국의 전문직 비자 1만5000개를 새로 부여하는 데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미국의 전문직 비자제도는 IT(정보기술) 등 첨단 분야의 외국인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것으로, 미국 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구글과 IBM 등 미국 업체들이 발급 숫자 확대를 요구해 왔다. 전문직 비자는 한국으로선 우수 인재를 미국에 적극적으로 진출시키는 기회가 되고 미국도 해외 인재를 끌어들이는 장점이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확보되는 쿼터 규모만큼 우리 국민이 미국에 진출하는 기회를 창출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매년 8만5000개의 글로벌 전문직 비자를 발급하는데 이 중 6800개를 2004년 이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싱가포르와 칠레에 우선 배분하고 나머지는 개인별로 선착순 발급해 왔다. 또 다른 FTA 체결국인 호주 국민에게도 전문직 비자를 발급한다.
한국은 미국과 FTA를 체결한 만큼 FTA 체결국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미국 전문직 비자 발급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미국의 이민법 개정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현재 미 의회에 관련 법안이 제출된 상태다. 박근혜 대통령은 앞서 워싱턴 지역 동포간담회에서 전문직 비자쿼터 확대와 관련해 “정상회담, 의회에서도 제가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 구체적으로 1만5000개를 목표로 협의하고 있다”며 “비자쿼터가 확대되면 실질적인 혜택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국이 5년 연장키로 합의한 한·미 대학생 WEST는 미국이 우리 대학생들에게 ‘어학연수 5개월+인턴 12개월+관광 1개월’ 등 총 18개월의 체류 기회를 주는 것이다. 대학 3~4학년(전문대는 2학년) 학생 및 대학 졸업 후 1년 이내인 졸업생들이 참가 대상이다. 2008년 8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뒤 매년 300~400명 정도가 혜택을 받았다. 당초 유효기간이 5년으로, 오는 10월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2018년까지 연장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프로그램이 연장되면 더욱 많은 수의 대학생들이 어학연수, 인턴활동을 통해 미국을 경험할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