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독일 따라하기’ 바람… 도제 시스템 도입·中企 신용대출 의무화 등 눈 돌려

입력 2013-05-07 22:27

영국도 한국처럼 ‘독일 따라하기’ 바람이 불고 있다.

영국 중도 좌파 성향의 정치 전문 주간지 뉴스테이츠맨은 지난주 발간된 최신호에서 커버스토리로 ‘왜 우리는 독일처럼 될 수 없을까(why can't we be more like Germany)’란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지난달 열린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독일 프로축구 팀들이 승승장구한 게 기폭제가 된 듯, 독일의 정치·경제 구조를 분데스리가 클럽의 견실한 재단 운영에 빗대 자세히 분석했다.

영국 매체 더선 역시 “독일에서 축구란 돈이 아니라 열정에 관한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분데스리가 클럽들이 팬이 주축이 된 탄탄한 재정으로 구단의 내실을 키운 반면, 프리미어리그는 몸집 불리기와 스타 의존, 여론에 지나치게 편향된 운영 등 많은 거품이 끼어있다는 것이다. 뉴스테이츠맨은 “독일 클럽은 독일 경제의 축소판”이라고 전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영국이 역할 모델로 독일을 새롭게 발견하고 있다”고 7일 보도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위기 속에서 홀로 빛나며 목소리를 키우는 독일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독일의 노동시장과 실업률을 분석하며 독일의 직업교육을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고등학생 상당수가 대학 대신 직업교육을 택하는 실용적인 교육 체제가 고학력 실업자와 사회 불안을 막는다는 것이다. 16%를 웃도는 미국의 청년 실업률에 비교하면 독일의 청년실업률은 7.7%에 불과하다.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기업에 도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국영은행은 중소기업에 신용대출을 의무화하는 등 독일식 처방을 되풀이하고 있다. 강경 시장주의 노선으로 평가되는 ‘대처리즘’의 보수당이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