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초과·교사 부족’이 소년원생 난투극 불렀다
입력 2013-05-07 19:54
부산 소년원생들의 집단 난투극은 수용인원 초과와 교사 부족 등이 근본 원인으로 드러나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7일 부산법원과 오륜정보산업학교(부산소년원)에 따르면 현재 학교 수용인원은 287명으로 정원(190명)의 1.5배에 달한다. 이는 보호소년(184명)과 2007년부터 소년원과 통합된 소년분류심사원 위탁소년(103명)이 합쳐지면서 정원이 크게 초과됐다.
지난해 5월 기준 전국 소년원 평균 수용인원은 한 방에 11명인데 부산소년원의 20개 생활실은 38㎡ 규모로 실당 12∼16명이 수용돼 있다. 원생 수가 300명이 넘어 한 생활실에 17명이 함께 지내는 경우도 있었다.
좁은 곳에서 많은 사람이 같이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원생들이 사소한 이유로 짜증을 내고 다툼으로 연결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한 방에 2∼4명 정도 생활한다.
이 때문에 휴일 및 야간 시간 학생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이다. 주간에는 교사들이 많아 별 문제가 없지만, 휴일과 야간에는 당직자 일부만 남아 체계적인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오륜정보고 직원은 74명(정원 75명)으로 학생 수가 늘어도 직원 수는 변하지 않고 있다.
특히 관리직과 기능직을 제외한 교사직은 50명이다. 직업훈련을 전담하는 교사를 제외하면 담임교사 한 명이 원생 12∼15명을 지도해야 한다.
무엇보다 주말과 평일 저녁시간에 교사 5∼10명이 당직근무체계를 운영하고 있어 비행청소년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부산지법 가정법원 천종호 부장판사는 “소규모 단위의 쉼터 등 시설 개선, 주말과 야간에도 인성교육이 이뤄지도록 교사 증원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부산소년원에서는 지난 5일 오후 7시쯤 자동차정비과와 미용학과 학생 20여명이 집단 난투극을 벌여 경찰 400여명이 출동했다. 난투극 현장에는 학생 100여명이 모였으나, 당시 당직 교사는 4명뿐이었다. 학교 측은 검찰 지휘를 받아 난투극 가담 학생들의 분류작업을 벌이고 있다. 적극 가담자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