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씨 좋은 홈런타자 하워드 아저씨

입력 2013-05-07 19:24

“오늘 저를 위해 홈런을 쳐 주세요.”

미국프로야구(MLB) 필라델피아의 강타자 라이언 하워드(34)가 시각장애인 어린이 팬의 부탁을 듣고 실제로 홈런을 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하워드는 지난 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뱅크파크 경기장에서 마이애미와의 경기를 앞두고 7살짜리 꼬마 팬 에이제이를 만났다.

레버선천성흑내장(LCA)이라는 유전성 질환으로 앞을 보지 못하는 에이제이는 필리스 구단의 ‘스승의 날’ 기념행사에 자신의 점자 선생님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 에이제이는 하워드에게 LCA 환자의 어려움을 알리는 손목 밴드를 선물하면서 이날 경기에서 홈런을 꼭 쳐 달라고 부탁했다.

고개를 끄덕인 하워드는 자신의 첫 타석에서 약속을 지켰다. 꼬마 팬이 선물한 손목 밴드를 오른손목에 차고 2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하워드는 상대 선발 리키 놀라스코의 3구째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아치를 그렸다.

에이제이는 “세상에! 분명히 저를 위해 홈런을 쳐 주신 거예요!”라며 뛸 듯이 기뻐했다. 에이제이와 하워드의 만남을 지켜본 현지 중계진도 하워드의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순간 에이제이를 부르며 환호했다.

하워드는 홈런뿐 아니라 2루타 1개 등 3타수 2안타를 터뜨리며 이 어린이의 ‘영웅’ 역할을 충실히 했다. 이날 필리스는 하워드의 활약을 앞세워 말린스에 4대 1 승리를 거뒀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