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브라운 신작 ‘인페르노’ 전세계 출간… 번역가들 “감금상태서 혹사 당해”

입력 2013-05-07 18:54 수정 2013-05-08 00:52


예수 그리스도를 모욕해 논란을 빚었던 소설 ‘다빈치 코드’의 작가 댄 브라운이 오는 14일 신작 ‘인페르노(Inferno·지옥)’의 전 세계 동시 출간을 앞두고 있다. 문제는 ‘단테의 신곡’을 모티브로 삼은 이 블록버스터 작품을 번역시키기 위해 11개국에서 온 번역가들을 ‘감금’ 상태에서 혹사시켜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11개국 번역가들은 지난해 2월부터 이탈리아 밀라노 모처의 지하벙커로 끌려가다시피 했다. 이들은 휴대전화를 압수당했고 책의 구성에 대해 일절 발설하지 말 것을 지시받았다. 컴퓨터 접근은 물론이고 노트북이나 종이를 벙커 밖으로 반출하는 것도 금지됐다. 매일 작성한 원고를 제출한 뒤에야 미니버스를 타고 호텔로 갈 수 있었다. 보안요원들이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녔으며 식사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가 소유한 출판사 몬다도리의 직원용 구내식당에서 해결해야 했다.

번역가들은 일주일에 7일을 일할 정도로 혹사당했으며 패션의 도시 밀라노를 관광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이 같은 사실은 몬다도리 소유의 잡지 인터뷰에서 드러났다.

한 프랑스어 번역가는 “자유시간. 무슨 자유시간요? 밀라노. 밀라노 어디요?”라고 말했다. 스페인어 번역가는 “밀라노에 세 차례 갔지만 너무 피곤해서 즐길 겨를이 없었다”며 심지어 애완 고양이마저 잃어버렸다고 토로했다. 이탈리아어 번역가는 눈을 보기 위해 잠깐 나간 것이 밀라노 외출의 전부였다고 말했다.

인페르노는 다빈치 코드에 등장하는 하버드대 교수 로버트 랭던이 이 세상이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변하기 전에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 답을 구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