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화학무기는 반군이 사용” 논란 확산

입력 2013-05-07 18:52

그동안 알려진 것과 달리 시리아 정부군이 아닌 반군이 화학무기인 사린가스를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유엔 독립조사위원회 소속 카를라 델 폰테 위원은 5일(현지시간) 스위스 RSI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인접국에 머물면서 내전 피해자와 병원 관계자 등을 인터뷰한 자료에 따르면 시리아 반군이 화학무기인 사린가스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서방 측은 시리아 정부가 자국민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스위스 검찰총장 출신으로 유엔 유고슬라비아 전범 재판소 검사를 지낸 델 폰테 위원은 “이번 조사 보고서는 최종적인 것은 아니며 추가 증거를 통해 보완돼야 한다”고 지적하면서도 “현재로선 시리아 반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화학무기가 사용된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독립조사위원회 측은 6일 성명에서 “현재까지 시리아 내 화학무기 사용과 관련한 조사위의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무부 관계자도 AP통신에 “시리아 반군이 그런 무기를 사용할 능력이나 배치할 의도가 있었다는 것을 시사하는 어떤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화학무기 사용 논란은 2년 이상 계속되는 시리아 내전 사태의 최대 이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화학무기 사용을 ‘레드 라인’으로 규정하고 시리아 정부가 자국민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할 경우 무력제재 등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반군 측이 화학무기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방 상원에서 시리아 반군에 무기 지원을 허용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민주당 소속으로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인 로버트 메넨데즈 의원은 시리아 반군을 무장시키기 위한 ‘2013 시리아 안정화법’을 의회에 제출했다. 법안은 테러 집단과 관련이 없는 시리아 반군에 무기를 비롯해 군사 교육 프로그램과 비군사적 원조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