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訪美] 김정은 만나면… “변화만이 살길이라 말하고 싶다”

입력 2013-05-07 18:50 수정 2013-05-08 01:27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오후(한국시간 7일 새벽)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북한은 변해야 된다. 그것만이 북한이 살 길이고 발전할 수 있는 길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미 공중파 방송 CBS와 뉴욕에서 가진 TV인터뷰에서 “만약 김정은을 만나게 되면 어떤 메시지를 전할 것이냐”는 여기자 마거릿 브레넌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박 대통령은 북측이 자신의 치맛자락에 대해 아주 강렬한 어조로 비난한 것과 관련해 “어떤 사실을 가지고 얘기하지 않고 곁가지를 갖고 인신공격을 하거나 치맛자락이 어떻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벌써 논리가 빈약하다는 증거”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만큼 수세에 몰려 있기 때문에 어떤 사실, 팩트(fact)에 대해 말하기보다 딴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CBS 방송은 “북한중앙방송이 지난달 여성이 지켜야 할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고 비난했으나 박 대통령은 개의치 않았다”고 전하면서 “그녀는 강인함으로 ‘아시아의 철의 여인(the Iron Lady of Asia)’이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소개했다. 또 모친 육영수 여사가 1974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북한공작원에 의해 살해당했지만 박 대통령은 2002년 아마도 그 암살을 명령했을 장본인이자 북한 현재 최고지도자의 아버지인 김정일과 만났다며 두 사람이 마주앉은 사진을 내보냈다.

이와 함께 CBS 방송은 북한의 국지적 도발에 대한 박 대통령의 단호한 대응 의지도 전했다.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 이명박 정부의 한국군은 반격하지 않았지만 박근혜 정부는 국지적 도발에 대해서도 적 지휘부까지 공격하겠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북한이 도발이나 협박을 하면 협상을 하고 지원을 하는 식으로 반복돼온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된다고 강조하면서도 “북한 주민들도 우리 대한민국이 누리는 자유, 행복을 느끼면서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와야 된다. 통일은 꼭 돼야 한다”고 밝혔다.

CBS 방송은 또 “박 대통령은 북한이 변화하도록 미국 및 중국과 다른 강대국들이 압박을 가하고 변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선택의 여지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상당한 강경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앵커는 마지막으로 “그런 강경 발언이 효과가 있는 듯하다”면서 북한이 실험하겠다고 위협했던 두 개의 미사일 철수 사실을 전했다.

CBS 방송은 이날 ‘이브닝 뉴스’를 통해 박 대통령의 방미 사실과 인터뷰 내용을 전하면서 “박 대통령은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첫 여성 대통령이 됐다”며 ‘상당히 강인한(tough) 분’ ‘대단히 흥미로운(fascinating) 분’이라고 관심 있게 보도했다. 박 대통령은 앵커가 “동아시아 전체에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됐는데 어떤가”라고 묻자 “한국 사회는 아직까지 (여성에 대한) ‘유리천장’이 남아 있는 부분이 있다”며 “여성 대통령이 나옴으로써 여성들의 활동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