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안철수 5·18 계기 ‘호남 쟁탈전’

입력 2013-05-07 18:40 수정 2013-05-07 22:18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계기로 ‘호남 쟁탈전’에 나섰다. 호남이 야권의 텃밭이자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의 근원지라는 점에서 향후 야권발 정계개편을 염두에 둔 주도권 잡기를 위한 첫 시동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새 지도부는 오는 18일 광주 망월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리는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아직 논의 단계지만 안 의원 행보를 고려해 일정을 1박2일로 늘려 아예 지역 전체를 훑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

같은 시기 안 의원도 광주행을 택했다. 안 의원은 대선 후보 시절 단일화 협상 제안 등 주요 사건 때마다 광주를 찾았다. 때문에 이번 방문에서도 세력화 방법 등에 대한 깜짝 선언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 의원 측에선 광주에 이어 전북 전주, 부산, 대구 등을 잇따라 순회하며 대선 때 지지모임인 지역포럼을 챙겨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양 진영의 호남 민심을 향한 구애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는 혁신과 화합을 통해 예전의 지지를 회복해야 할 과제를 떠안고 있다. 안 의원 역시 여의도 입성 후 정치 세력화를 준비 중이다. 두 세력의 목표 달성에는 ‘호남의 지지’가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첫 시험대가 될 10월 재·보궐선거 때 광주·전남지역 의석을 더 많이 차지하는 쪽으로 지지세가 쏠릴 가능성이 크다. 현재 호남에서 재보선 실시 가능성이 있는 국회의원 지역구는 전남 나주·화순, 순천·곡성 등이다.

민주당 일각에선 안 의원과 ‘조기 경쟁’ 체제로 가는 게 부담스럽다는 시선도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을 훨씬 앞서고 있다. 한 최고위원은 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스스로 개혁해 국민 마음을 얻어야지 안 의원과 경쟁해서 민심을 얻으려 하면 오히려 독(毒)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안 의원의 첫 국회 상임위는 보건복지위원회로 결정됐다. 보건복지위 소속 민주당 이학영 의원의 양보로 여야는 이 의원을 정무위로 이동시키고, 그 자리를 안 의원에게 배정키로 합의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