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원혜영 의원이 사는 법

입력 2013-05-07 18:39


민주당 원혜영(62) 의원에게 최근 집이 생겼다. 육십 평생에 본인 명의로 집을 갖기는 처음이다. 지난 1월에 타계한 부친 고(故) 원경선 풀무원 농장 원장이 남긴 집을 상속받은 것이다.

집은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도당동 그린벨트 지역 내에 있는 26평짜리 단독주택이다. 개발이 제한돼 있고 주변이 산이라서 값으로 따지면 수천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 의원은 이전까지 부천의 한 아파트에서 전세를 살고 있었다. 부천시장 출신의 4선 의원이고, 또 중견기업 ㈜풀무원의 창업주이지만 지난 4년간 아파트 전세를 살기 전까지는 대부분 부친 집에서 살았다. 아버지 집에서 살 수 있는데 굳이 따로 집을 살 필요를 못 느꼈다는 후문이다.

그런 그가 지난 2월 남몰래 뭉칫돈을 자선단체들에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친상 때 들어온 조의금 가운데 장례비용만 제외하곤 전액을 장학금과 환경단체, 북한돕기단체 등에 기부했다. 부자(父子)가 모두 워낙 유명한 사람이라 조의금 규모가 상당했지만, 자신을 위해서는 한 푼도 쓰지 않고 억대의 조의금을 전부 내놓았다.

원 의원 보좌관은 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7남매 모두 이심전심으로 다들 흔쾌히 기부에 동의한 것으로 안다”며 “그동안 기부한 일을 언론에 알리지 말라고 보좌진을 입단속해 왔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지난 1월 말 주행거리 45만㎞가 된 자동차를 더 이상 고칠 수가 없어 폐차시켰을 정도로 본인을 위해선 최대한 돈을 아끼면서도 기부문화 확산에는 적극적이었다. 그는 4년 전 모친 장례식 때 걷힌 조의금도 전부 기부했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