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訪美] 朴 “재외국민용 주민등록증 발급 추진”

입력 2013-05-07 18:39 수정 2013-05-07 22:35


박근혜 대통령은 재외국민용 주민등록증 발급 등 재외동포 지원책을 약속했다. 박 대통령의 ‘해외동포 챙기기’는 새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창조경제’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은 6일 오후(한국시간 7일 오전) 미국 워싱턴 만다린 오리엔탈호텔에서 열린 재외동포 간담회에서 “재외국민용 주민등록증 같은 것을 발급해 동포들이 조국에 더 많이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 그런 쪽에서 어떤 행정적 지원을 강화하는 게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의원 시절 많은 나라를 다녀보면 동포 여러분이 가장 많이 원하는 게 자녀교육과 한글·역사교육 등에 대한 정부의 뒷받침”이라며 후속 조치를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흰색 정장 상의에 갈색 바지 차림으로 간담회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이 남녀 어린이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행사장에 입장하자 참석자 500여명은 기립박수로 맞이했다. 재미 베트남참전유공자전우동지회 총연합회 소속 20여명은 호텔 입구에서 태극기와 플래카드를 들고 박 대통령을 환영했다. 간담회 중 일부 참석자는 건배사로 ‘동대문’(동포사회와 대통령님은 하나다. 문을 열어 창조시대로 나가자)을 외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방미 기간 중 동포들을 적극 챙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종훈 청와대 민원비서관이 수행단에 포함된 점도 동포들의 민원을 적극 듣고 챙기라는 박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박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현장 맞춤형 동포 정책이나 영사 서비스 등 어려움을 먼저 찾아 (대응하는) ‘선제적 맞춤형 지원’으로 바꿔나가겠다”며 “720만명의 역량을 결집하는 글로벌 한민족 네트워크를 확충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창의력을 가진 해외동포 2·3세들이 창조경제 육성 과정에서 활약할 수 있고, 전 세계 한인 네트워크를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 확대 창구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실제 박 대통령은 박충기 특허법원 판사와 마리사 천 연방 법무부 부차관보 등 미국 주류 사회에 진출한 한국계 차세대 리더들을 언급하면서 “(창조경제가 잘되면) 이처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창조적 리더들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 동포 청년들에게 창조경제 발전에 기여할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남북관계에 대해 “큰일 생기는 것이 아닌가 염려하시는데 안보 경제가 조금의 흔들림도 없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며 “빈틈없는 안보태세를 유지하고 국제사회와의 굳건한 공조를 강화하면서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외동포들이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 안보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조국의 안위를 걱정하자 이를 안심시킨 것이다. 박 대통령은 “우리는 항상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며 “북한이 지금이라도 도발을 중단하고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올바른 길을 간다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길을 통해 남북 공동발전의 길을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