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北, 무수단 미사일 철수… 한·미 향해 유화 제스처?

입력 2013-05-07 18:22 수정 2013-05-07 22:36

북한이 동해안으로 이동 배치한 무수단 중거리미사일을 완전 철수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한반도 위기조성 국면에서 발을 빼며 유화 분위기를 조성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7일 “무수단 미사일 2기가 이동 배치된 지역에서 완전히 식별되지 않고 있다”며 “동해안을 벗어나 다른 곳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이며 현재 한·미 정보당국이 미사일 동향을 정밀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초 사거리 3000∼4000㎞인 무수단 미사일 2기를 탑재한 이동식 발사 차량(TEL) 2대 등을 강원도 원산과 함경남도에 있는 비행장으로 옮긴 바 있다.

미국 CNN방송도 북한이 미사일을 격납고로 옮겼다고 보도했고 AFP통신도 “즉각적인 미사일 발사는 없을 것이며 또다시 발사대기 상태로 되려면 준비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뜻한다”고 전했다.

한·미 당국은 “북한의 태도 변화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며 조심스런 반응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움직임을 가지고 예단하지 않는다”며 “북한도 국제사회가 행간을 읽고 나오라고 할 게 아니라 투명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대니얼 러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도 “북한의 ‘도발 사이클’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양국의 조심스런 입장 표명은 북한이 지난 3월 미사일·장거리 포병부대에 발령한 ‘1호 전투근무태세’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북의 위협공세 수위가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특히 북한은 무수단 미사일 외에 추가로 동해에 배치한 스커드·노동 미사일은 발사대기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 군은 예정대로 한·미 연합훈련을 실시키로 했다. 다만 불필요한 긴장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 연합훈련에 대한 보도 자제를 요청하는 등 로키(Low Key·절제된 자세)로 대응키로 했다. 국방부는 수도방위사령부가 주도하는 생화학테러 대비통합훈련을 8일 오후 2시 서울 지하철 6호선 삼각지역 일대에서 실시한다.

이에 맞서 북한군 서남전선사령부는 “적들의 도발적인 포사격으로 우리 측 영해에 단 한 발의 포탄이라도 떨어지는 경우 즉시적인 반타격전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북한군은 “우리의 반타격전에 적들이 무모하게 대응하는 경우 서남전선지구에 전개된 로켓군부대(미사일부대)의 즉시적인 행동개시를 계기로 모든 타격집단은 조선 서해 5개 섬부터 불바다로 타 번지게 만들 것”이라고 위협했다.

모규엽 기자,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