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 감사장·효도쿠폰… 이색 선물 인기
입력 2013-05-07 18:13
‘어려서는 행여나 다칠까 늘 따뜻한 품에 안아주셨고, 말 안 듣고 반항해도 한결같은 사랑으로 길러주신 부모님. (중략) 이 무심한 아들은 35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제대로 맘을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어머님, 아버님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해외에 나가 있는 아들에게서 7일 이 ‘감사장’을 받은 강모(62·여)씨는 읽어내려가다 목이 멨다고 했다. 평생 처음 자녀에게 받은 감사의 상장이었다.
어버이날을 맞아 감사장, 동화책, 효도쿠폰 등 ‘이색 선물’이 인기를 얻고 있다. 효도상품 전문 인터넷 쇼핑몰 ‘불효자닷컴’에선 지난해부터 건강식품 카네이션 등을 제치고 감사장이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정식 상장처럼 양식을 갖춘 종이에 구매자가 원하는 문구를 적고 하드커버까지 씌워 제작한다. 전래동화의 주인공 이름을 부모님 이름으로 바꿔 동화책을 만든 이들도 있다. 책 맨 앞장에 메시지와 사진을 넣는다. 직장인 김모(26·여)씨는 “전래동화는 대부분 가정과 효를 중시하기 때문에 부모님을 위한 동화를 만드는 데 적합하다”며 “지난해에는 ‘우렁각시’의 주인공을 부모님으로 각색해 드렸더니 매우 재밌어하셨다”고 말했다.
초·중학생 사이에는 효도쿠폰 제작이 인기다. 색종이나 도화지 등에 부모님 사진 혹은 본인 사진을 붙이고 ‘안마 5회 무료쿠폰’ ‘포옹 3회 무료쿠폰’ ‘설거지 1회 쿠폰’ ‘쓰레기 버리기 1회 쿠폰’ 등을 만들어 전달한다. 포털 사이트에서는 초등학생이 작성한 효도쿠폰 제작법과 예시 등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초등학교 4학년 김영선(10)양은 “카네이션 살 돈밖에 없어 선물 대신 직접 효도쿠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