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백상현] 세계개혁교회대회를 보고…
입력 2013-05-07 18:16
예장 합동은 국내 최대 교단입니다. 1만1152개 교회, 300만 성도로 급성장해 한국교회 다섯 중 하나는 예장 합동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세계 최대의 장로교 신학교인 총신대와 전국 11개 인준신학교를 두고 있으며, 100개국에 2151명의 선교사를 파송한 총회세계선교회(GMS)를 운영합니다. 사랑의교회 새에덴교회 분당우리교회 수영로교회 새로남교회 광염교회 등 간판급 교회도 즐비합니다. 보수신앙을 굳건히 붙든 결과입니다.
그러나 예장 합동이 세계무대에서 받는 성적표는 초라합니다. 1959년 갈라진 예장 통합은 세계교회협의회(WCC)와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본부 등에 고위직을 파송해 세계 에큐메니컬 운동을 주도하지만 예장 합동은 파송인사 하나 없습니다. 보수신앙을 지킨다는 명목 아래 연합보단 상대의 신학 문제를 파고들었고, 개혁교회 간 네트워크 구축보다는 지엽적 문제로 교류를 금지하고 성을 높이 쌓는 데 공을 들였기 때문이 아닐까요.
교단은 2013년 WCC 총회와 2014년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총회를 앞두고도 반대 혹은 관망을 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교단이라고 자랑하면서도 세계교회 연합운동에서 소외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세계교회 지도자와 석학 40여명을 초청해 세계 개혁교회의 미래를 전망한 세계개혁교회대회를 개최한 것은 의미가 큽니다. 늦게나마 국제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문을 활짝 연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회를 준비한 김영우 총신대 재단이사장이 교단이 직면한 문제를 정확하게 짚어냈습니다.
다른 교단들도 이처럼 오순절 성령운동, 새벽기도, 신구약을 하나로 묶는 성경해석, 신앙열정을 세계에 전해야 합니다. 유능한 인재를 세계교회 본부에 파송해 세계교회를 섬겨야 합니다.
WCC와 WEA 총회를 앞둔 우리에겐 폭넓은 시각이 요구됩니다. 혹자는 “110여개 회원국가가 모두 WCC 총회 유치를 희망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다시 총회가 열리는 것은 300년 내엔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컬의 상호협력은 세계적 추세입니다. 세계교회가 한국교회의 안방으로 들어오는 두 총회를 통해 패배주의와 이단들의 발호, 기독교 안티세력의 집요한 공격을 시원하게 날려버려야 합니다.
훗날 신앙의 후배들은 한국교회 200년 역사를 크게 둘로 나눌 것입니다. 130살짜리 한국교회가 2000살 세계교회를 섬긴 2013∼2014년 이전과 이후로 말입니다. 시간이 흘러 신앙 후배들은 분명 ‘선배는 역사의 한복판에서 무엇을 했느냐’고 물어볼 것입니다. 지금 그 대답을 준비할 때입니다.
백상현 종교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