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의 시편] 김정일만 못해서야…
입력 2013-05-07 17:53
오늘 쓰는 이 글은 북한의 그 누군가를 높이거나 칭송하고 싶어서 쓰는 글이 아님을 먼저 밝힙니다. 쓸데없는 오해를 피하고 싶어서입니다. 오래전에 읽은 북한 김정일에 대한 책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1987년 9월 아프리카 기니의 국무장관이 병을 치료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그는 북한에 가기 전에 기니 주재 북한 대사로부터 북한에 방문하면 반드시 김정일의 어머니 김정숙 여사를 칭찬해 줄 것을 부탁받았습니다. 그래서 김일성을 만난 기니의 국무장관은 “주석님의 부인이셨던 김정숙 여사가 참으로 훌륭한 분이셨다는 사실을 책을 통해 보았다”는 내용의 말을 했습니다. 이런 일이 김정일에게 보고되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김정일은 그 국무장관에게 국가수반의 대우를 하도록 외무성 담당자에게 지시를 내렸고 고려호텔에 묵던 국무장관은 국가수반이 묵는 주암산 초대소로 옮겨졌습니다. 승용차도 벤츠 230형에서 380형으로 상향됐으며, 치료받던 병원도 김일성 부자만 이용하는 봉화진료소로 옮겨졌습니다. 치료가 끝난 후에는 김정일의 특별지시로 묘향산으로 휴가를 가게 됐는데 김일성 부자만이 탈 수 있는 전용열차가 제공됐습니다. 기니의 국무장관은 북한에 자기 병을 치료하러 갔다가 김정일의 어머니 김정숙에 대한 찬사 한 번으로 호사스런 대접을 받았던 것입니다.
김정숙은 1949년, 김정일이 여덟 살 때 자궁외 임신으로 사산아를 낳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찍 어머니를 잃은 김정일은 어머니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가지고 살았던 것입니다. 모정 결핍으로 어머니의 잔상에 대한 집착은 후에 어머니를 닮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다섯 살이나 연상인 여배우 성혜림과 비정상적인 관계를 갖게 만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우리들에게는 최악의 인물인 김정일조차도 어머니는 마음의 고향이었습니다.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그 마음을 통해서 김정일 역시 어머니의 사랑이 그리운 평범한 아들임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김정일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새삼스레 부모님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어머니, 아버지는 내가 선택할 수 없는 하나님이 운명 지워준 관계입니다. 이 부모님을 바르게 존중할 수 있는 것은 사람의 기본적 도리로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살면 최고의 복을 주시겠다는 약속까지 하셨습니다. 어버이날에 자식 된 도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생각해 봅시다. 하나님을 경외한다는 우리가 김정일만도 못해서야 되겠습니까? 요즘 어른에 대한 존경심이 점차 사라지는 현상을 너무 자주 봅니다. 부모에게조차 못된 짓을 하는 짐승 같은 사람들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복 받으려면 이런 세태를 깊이 반성하며 어른에 대한 공경심을 회복해야 합니다.
<산정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