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정의승 (18·끝) 나의 인생은 ‘하나님의 길’ 그대로 따르는 것

입력 2013-05-07 17:23


누군가 내게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다면 ‘하나님을 알게 된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 재단 건물 근처에 내비게이토 선교회가 있다. 선교회 입구에 ‘그를 알고, 그를 알게 한다(to know him and to make him known)’는 캐치프레이즈가 적혀 있다. 나는 매일 출근하면서 그 말을 생각해 본다. 정말 생명의 주님을 알고, 그 주님을 알게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인생에서 어디 있을까 싶다.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님을 만난 것이 바울의 삶을 바꾼 것 같이 고등학교 시절에 예수님을 만나고 이후 해군 중위 시절 김판봉이란 목사님의 부흥회에서 하나님 임재에 대한 체험을 한 것이 내 인생을 바꿨다. 그 이후 나의 인생은 그분의 길(The Way)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었다. 하나님은 내 인생의 가뭄을 끝내주셨다. 그분 안에서 결핍을 두려워 할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항상 겸손한 삶을 살려고 노력했다. 누릴 수 있지만 절제와 검소한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비행기도 늘 이코노미석을 탔다. 비즈니스석을 타기 시작한 것도 척추에 무리가 간 뒤부터였다. 남들로부터 ‘돈 가지고 쓸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평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그 돈을 하나님 보기에 더 유용한 일에 쓰고 싶었다.

아내(유정자 권사)와 네 명의 딸들도 모두 나와 비슷하다. 이화여대 국문과를 나온 아내는 가정적이면서 하나님을 잘 섬긴다. 절대로 사치를 하지 않는다. 버스와 전철을 즐겨 탄다. 내가 불편할 정도로 검소하다. 때론 지나치다 싶을 때가 있을 정도다. 호텔에서 식사하는 것보다 청국장 한 그릇 먹는 것이 훨씬 더 행복하다고 말한다. 아이들에게도 그런 검소함이 몸에 배어 있다. 나름대로 모두 좋은 대학을 나오고 능력도 있어 한없이 누릴 수 있지만, 절제할 수 있는 그 마음가짐이 귀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아이들에게 늘 “하나님의 도우심을 기대하라”고 말했다. 인생에는 분명히 우리가 모르는 ‘플러스 알파’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하나님의 엄청난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기도하라는 것이 나의 교육 방법이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시리로다”는 시편 23편 말씀은 내 인생의 구절이다. 또한 “주를 믿는 자,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로마서 8장 28절도 좋아하는 요절이다. 정말 그랬다. 내 인생 여정 길을 뒤돌아볼 때에 여호와 하나님이 바로 나의 목자셨다. 나는 그 목자의 지침대로만 살면 됐다. 그 목자 되시는 여호와 안에서 우리는 결코 부족함을 느낄 수 없다. 물론 인생길은 결코 간단치 않다. 고난의 바다와 같다. 까닭 모를 환난에 괴로워하기 쉽다. 그러나 그분 앞에 설 때에 인생의 모든 아이러니는 해결될 것이다. 우리를 맞아 주실 여호와 하나님께서 인생에서 경험한 모든 것을 해설해 주시리라.

내가 가장 많이 불렀던 찬송가는 ‘내 주는 강한 성이요’란 곡이다. 종교개혁을 시작한 마르틴 루터가 작사한 곡이다. ‘내 주는 강한 성이요 방패와 병기되시니 큰 환난에서 우리를 구하여 내시리로다.’ 우리 주님은 강한 성과 같다. 그 하나님의 보호하심 아래서 우리는 참 안식을 누릴 수 있다.

이 글을 마치면서 다시 한번 내 인생을 되돌아본다. 감사밖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었던 지난날이었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한 가지는 오직 ‘하나님의 통로’가 되는 것이다. 하나님의 선한 뜻이 통과되는 통로로서 살아가고 싶다. 모든 영광은 하나님께 돌린다. 그분만이 우리 소망의 원천이시다. 할렐루야!

정리=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