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침례회, ‘침례’ 명칭 변경 움직임 확산

입력 2013-05-07 15:12

미국 침례회 소속 교회들이 이름에서 ‘침례’라는 단어를 삭제하려 한다고 마이애미 헤럴드가 6일 보도했다.

침례는 세례와 같은 의미로 교회의 중요한 예식 중 하나다. 물을 떠서 머리에 얹는 세례와 달리 물 속에 완전히 들어갔다 나오는 것을 침례라고 한다. 물 속에서 죽음으로써 성도로서 새로운 삶을 살겠다는 다짐을 뜻한다.

그러나 침례의 본래 뜻과 달리 시대 변화에 역행하는 고리타분한 이미지로 미국 사회에 각인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코럴게이블스에 있는 ‘크리스트 저니’ 교회는 최근 교회 협의회에서 95%의 찬성률로 교회 이름을 변경했다. 이 교회는 지난 87년 동안 ‘유니버시티 침례회’였다. 교회 담임인 빌 화이트 목사는 “오늘날 ‘침례’란 말은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만큼 많은 맛을 갖고 있지만 뜻이 명확하지도 않고 긍정적이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 침례회는 가톨릭 다음으로 가장 많은 많은 교세를 자랑해왔다. 그러나 백인 보수 세력의 첨병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퍼지면서 신자 수가 급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침례회는 지난해 6월 총회 출범 167년 만에 처음으로 흑인 목사를 총회장으로 세우는 등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했다. 또 일선 교회에서 가장 큰 불만으로 나타난 남침례회(Southern Batist)라는 명칭도 변경하려고 했다. 하지만 보수파의 반발에 부딪혀 명칭을 바꾸지 못했다. 대신 ‘그레이트 커미션 뱁티스트’(Great Commission Baptist), 우리말로 ‘큰 사명 침례회’로도 쓸 수 있도록 선택권을 부여했다.

미국 침례회 대의원인 로비 반스 목사는 명칭변경 문제에 대해 1990년대 닭고기 전문 패스트푸드 업체인 KFC도 겪은 것이라며 이상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