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로 제작 권총, 발사실험 첫 성공, 설계도면 온라인 공개 방침에 악용우려 나와

입력 2013-05-07 00:25 수정 2013-05-07 00:30

3차원(3D) 프린터로 제작된 권총 발사 실험이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BBC 방송이 6일 보도했다. 3D 프린터 권총 제작자는 누구나 기술을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도면을 온라인에 공개할 계획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해당 기술을 개발한 ‘디펜스 디스트리뷰티드’ 그룹은 1년간의 개발 끝에 지난 4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발사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룹 대표 코디 윌슨(25)은 “많은 사람이 이 실험이 성공할 것으로 여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윌슨은 텍사스대 법대에 재학 중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소비자는 인터넷에서 디자인을 다운 받아 집에서 권총을 조립할 수 있다. 해당 권총 부품은 플라스틱 가루를 잉크로 사용해 물체를 만들어내는 3D 프린터로 출력된다. 금속 소재는 격발 장치에만 이용된다. 3D 프린터가 현재보다 저렴해지면 해당 권총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3D 프린터는 현재 온라인 쇼핑몰에서 8000달러(약 877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총기사용 금지를 주장하는 단체들은 해당 프로젝트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 기술이 살상무기 제조에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로폴 사이버범죄센터의 빅토리아 베인스는 “기술이 대중화하면 범죄자들은 이전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총기를 쉽게 확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총기폭력 반대 캠페인을 벌이는 레아 바렛은 “어린이와 사회 부적응자 등 총기를 소유해서는 안 되는 이들이 손쉽게 접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해당 그룹은 3D 프린터 권총 제조를 위해 미국 주류·담배·화기 단속국(ATF)으로부터 총기 제조 및 판매 허가를 사전에 얻었다고 밝혔다. ATF에 따르면 3D 프린터 권총이 미국 법상 규제 대상 총기류에 해당하지 않아 현재로선 법적 문제가 없다.

박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