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적 화교 3세 재판연구원 탄생
입력 2013-05-06 21:51
대만 국적의 화교 3세대 손덕중(31)씨가 6일 광주지방법원 재판연구원(로클러크)으로 임용됐다. 손 연구원은 ‘중국집’ 막내아들이다. 삼남매 중 큰형은 경기도 평택에서 부친에게 물려받은 중식당을 운영 중이다. 손 연구원은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하늘을 날아갈 듯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재판연구원으로 임용된 최초의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판사가 될 수 없지만 계약직 공무원은 가능하다.
손 연구원의 양가 조부모는 1940년대 중국 국공 내전 당시 피란차 입국했다가 국내에 정착했다. 화교 자녀들이 다니는 초·중·고교 졸업 후 성균관대 철학과에 진학했다. 그는 “화교로서 아버지가 겪는 여러 어려움을 지켜보면서 옳고 그름 ‘정의’(正義)에 대해 공부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어려움’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짱깨”라는 놀림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2006년 대학 졸업 후 호주 유학을 준비했지만 불투명한 전망 때문에 포기했다. 대신 2년 동안 서울 신촌의 한 댄스학원에서 룸바와 자이브 등 스포츠 댄스 강사로 생활했다.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을 거듭하던 시기였다고 한다. 이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공부한 뒤 대법원 재판연구원 선발에 응시했다.
부친은 중국인으로 살라는 뜻에서 그의 이름에 ‘중(中)’자를 넣었다. 그러나 손 연구원은 현재 한국 국적 취득 절차를 밟고 있다. 국적 취득 후 3년 뒤 판사에 도전해 한국에 뿌리내릴 계획이다. 대법원은 지난해 99명에 이어 올해 손 연구원을 포함한 2기 재판연구원 100명을 선발했다.
강주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