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이 보이는데 체력만 길러다오… 3연속 월드컵 메달 손연재

입력 2013-05-06 19:05


‘리듬 체조의 요정’ 손연재(19·연세대)는 6세 때 마루에 섰다. 좀 통통한 체구였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리듬체조에 첫 발을 디뎠다. 시합에 나가면 줄곧 1등을 차지했고 국내에서 알아주는 선수로 성장했다. 그리고 이제는 깜찍하고 귀여운 미소와 가녀린 체구로 ‘피겨의 여왕’ 김연아(23) 못잖은 인기 몰이로 ‘국민 요정’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사상 첫 세계정상이 머지않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손연재는 5일 끝난 소피아월드컵에서 볼(17.550점), 후프(17.800점), 곤봉(17.400점), 리본(17.850점) 등에서 합계 70.600점을 받아 개인종합 21명 중 4위에 올랐다. 이는 손연재의 올 시즌 최고 성적으로 ‘카테고리 A’ 대회에서 이처럼 높은 순위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연재는 올 시즌 바뀐 국제 리듬체조 규정에 맞춰 음악과 작품을 전부 바꾸고 표현력과 예술성을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뒀다. 올 시즌 처음으로 출전한 리스본 월드컵 볼 종목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손연재는 이어서 나선 페사로 월드컵에서도 한국 선수 최초로 리본 종목 은메달을 손에 넣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후프 종목 동메달을 차지하며 3개 월드컵 연속 메달의 기쁨을 누렸다. 특히 후프 메달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상급 대회인 ‘카테고리 A’ 대회에서 나온 메달이기에 의미가 더욱 깊다.

손연재는 이번 대회를 통해 성과와 과제를 확실하게 받아들었다. 손연재는 이틀 연속 4종목에서 연기를 펼치다보니 체력적으로 부담이 돼 가장 먼저 나선 후프에서 메달을 따는 데 그쳤다. 전반적으로 완성도 높은 연기를 선보였지만 볼과 곤봉에서 수구를 떨어뜨리는 등의 실수와 리본에서 수구를 더듬는 자잘한 실수가 이어졌다.

8월 우크라이나 키예프 세계선수권에 맞춰 신기술을 등재해 보너스 점수를 받으려면 뼈를 깎는 훈련도 중요하지만 체력보강이 먼저라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 손연재는 경기 후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체력적인 부분을 보완하고 프로그램에서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좋은 성적을 기대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7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인 손연재는 10일부터 국가대표선발전에 나선 뒤 러시아로 재출국할 예정이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