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美 배터리공장 본격 가동

입력 2013-05-06 18:57 수정 2013-05-06 22:22


LG화학의 미국 전기자동차 배터리공장이 오는 7월 1년 만에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LG화학은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시 소재 배터리공장이 시험 생산을 거쳐 7월부터 상업 생산에 돌입하고, 9월에는 제너럴모터스(GM)의 대표적인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용 배터리를 납품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경기 침체로 멈춰 있던 이 공장을 본격 가동키로 결정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 방미와 구본무 LG 회장의 방미 경제사절단 참여, 한·미동맹 강화 및 경제협력 분위기 등과 맞물려 관심을 끌고 있다.

홀랜드 공장은 미국 연방정부로부터 1억5100만 달러의 지원을 받아 2010년 7월 착공됐다.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기공식에 참석해 화제를 모았다. LG화학은 공장이 완공되면 연 6만대 분량 이상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워 미국 내에서도 큰 기대를 모은 바 있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의 침체로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사실상 가동 중단 상태에 놓여왔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 현지 언론에서 “거액의 연방정부 예산이 지원됐지만 기대했던 일자리 창출 효과는 없고 예산만 낭비한 꼴이 됐다”고 지적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LG화학 관계자는 “그동안 전기자동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더뎠지만 올해부터 자동차 회사들의 전기차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공급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시장에서 올해 1분기 친환경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으며, 스마트그리드의 핵심인 에너지저장장치(ESS·energy storage system)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전기차 수요가 되살아났다고 해도 애초 LG가 예측했던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며 “공장 가동을 발표한 시점이 대규모 방미 경제사절단이 파견된 상황과 무관치 않은 만큼 미국 측 고용 활성화를 위한 일종의 ‘선물’ 아니겠느냐”고 평했다.

LG화학은 미국 공장을 현지 친환경차 시장의 확대에 대응하고 ESS용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운영할 계획이다. 또 내년부터는 전기차 시장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 지속적으로 생산 물량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당초 계획한 5개 생산라인 중 아직 건설하지 않은 2개 라인도 2015년 9월 완공을 목표로 향후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진행할 방침이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