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국부펀드 투자 금융부문 줄이고 부동산 늘려

입력 2013-05-06 18:49

미국 등 선진국의 양적완화로 금융자산 수익성이 떨어지자 ‘글로벌 큰손’이 대거 미국과 유럽의 부동산 자산으로 쏠리고 있다.

6일 영국 금융정보기관인 더시티UK와 삼성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부펀드는 세계 38개 부동산에 100억 달러(약 11조원)를 투자했다. 전년보다 36.4% 급증한 수치다. 이에 따라 2011년까지 금융, 에너지에 이어 3위에 머물던 국부펀드의 부동산 투자 비중은 지난해부터 에너지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국부펀드는 적정 수준 이상의 외환보유액을 따로 떼어 투자용으로 모아놓은 자금으로 국가기관에서 운용한다.

더시티UK는 “선진국 국채수익률 하락과 주식시장 변동성 등으로 국부펀드들이 최근 들어 부동산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며 “런던,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과 유럽 대도시의 부동산을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신 국부펀드들은 지난해 금융, 에너지 부문 투자자금을 전년 대비 각각 77.1%, 46.8% 줄였다. 주요국 양적완화 정책으로 국채 시장에서 초저금리 상태가 계속되는 데다 주식 시장은 심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금융자산의 수익성 전망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세계 경기둔화가 오래갈 것이라는 우려감이 높아지면서 제조업·에너지 산업 전망이 어두워진 영향도 있었다.

국부펀드들은 앞으로 부동산 투자를 더욱 늘릴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GPFG가 향후 부동산에 3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현재 0.7%인 부동산 비중을 2020년 5%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