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X폰, 안드로이드 진영 공조 흔드나
입력 2013-05-06 18:44 수정 2013-05-06 22:52
긴밀한 협업관계를 유지해 오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진영에 균열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구글이 직접 만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출시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과 삼성전자 등은 “변함없는 협력관계”를 이야기하지만 예전 같은 밀월관계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6일 씨넷 등 외신과 미국 유명 IT 블로그 등에 따르면 구글이 모토로라와 함께 만든 ‘X폰’이 AT&T 망을 통해 테스트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X폰으로 추정되는 스마트폰의 사진이 베트남 매체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구체적인 사양은 갤럭시S4보다 더 낫거나 ‘깜짝 놀랄 만한’ 게 들어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구글과 모토로라 모두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해 주지는 않고 있다.
구글이 직접 스마트폰을 생산할 것이라는 소문은 2011년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한 이후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구글은 그동안 안드로이드 특허권 방어를 위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했다는 입장이었다.
X폰은 15일부터 열리는 구글 개발자 회의에서 공개될 것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이 해마다 이 행사에서 새로운 운영체제와 레퍼런스 제품인 넥서스 시리즈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X폰이 나오더라도 당장 안드로이드 진영에 균열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공공의 적’인 애플을 격파해야 하는 공동의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론 각 업체들이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전략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구글은 애플 아이폰에 지도와 검색을 기본으로 탑재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안드로이드 OS 출시를 계기로 사이가 멀어졌다. 삼성은 한때 애플의 가장 중요한 부품 공급처였으나 스마트폰 시장에서 격돌하면서 소송전을 벌이는 등 소원해졌다. 아이폰 차기 모델부터는 애플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공급처에서 삼성을 아예 배제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최근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가 한국을 찾았을 때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을 둘러보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나는 등 구글과 삼성전자의 관계는 여전히 원만하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OS 외에 다른 플랫폼의 스마트폰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타이젠OS를 탑재한 최고 사양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고, 해외에서는 윈도 모바일 OS를 사용하는 ‘아티브’ 스마트폰도 판매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글과 협력관계를 지속하더라도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플랜B’는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