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들 줄줄이 美로… 경협·사업장 점검 “바쁘다 바빠”
입력 2013-05-06 18:45 수정 2013-05-06 22:52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는 재계 총수들이 잇따라 출국하고 있다. 총수들은 미국에서 경제 외교에 집중하는 한편 현지 사업장을 둘러보고 사업 전반을 점검하는 등 해외시장 챙기기에도 나설 전망이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오후 1시쯤 김포공항에서 그룹 전용기를 타고 로스앤젤레스(LA)로 떠났다. 정 회장의 미국 방문은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정 회장은 LA에 도착해 현대·기아차 판매법인, 현대차 앨라배마공장, 기아차 조지아공장 등을 둘러볼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박 대통령과의 조찬, 한·미 최고경영자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다.
김창근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이날 그룹의 업무용 항공기를 타고 출국했다. 김 의장은 워싱턴DC에서 9일까지 머물며 경제사절단 공식 행사에 모두 참석한다. 이후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SK이노베이션 계열의 트레이딩 사업과 자원개발 사업 현황을 둘러보고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있는 반도체연구소를 방문한 뒤 11일쯤 귀국할 예정이다. 석유와 반도체는 SK그룹의 최대 수출 품목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방미 일정에서 최대 해외 시장 중 하나인 미국 내 SK 사업 현황을 살펴보고 성장을 독려하는 등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의 해외 출장은 지난해 12월 의장 취임 후 처음이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도 이날 출국했다. 박 회장은 경제사절단 활동 외에 다른 일정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7일 오후 전용기를 타고 김해공항을 출발해 워싱턴으로 직행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지난 4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 두 딸과 함께 출국했다. 포스코 정준양 회장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인 허창수 GS 회장도 5일 각각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8일엔 박 대통령과 총수들의 조찬이 예정돼 있다. 이 자리에서 총수들이 ‘경제 살리기’에 화답하는 의미로 투자나 고용 확대 등의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이 행사와 보조를 맞춰 올해 49조원의 투자계획을 정부에 제출한 삼성이 세부적인 안을 공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선 아산탕정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과 평택의 반도체라인 신규 투자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외에도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이나 고용 확대 방안 등도 거론된다. 이 회장이 지난달 초 하와이에서 귀국하는 길에 새 정부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다 이번 미국 방문에 일가족이 총출동했다는 점에서 삼성의 투자계획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는 이미 당진에 1조1000억원 규모의 신규투자 계획과 6000억원 규모의 일감 나누기 방안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조찬에서 재계는 박 대통령에게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공식적으로 전달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전경련 관계자는 “그룹별로 투자와 고용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