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배병우] “내가 뽑은 대통령 왔다” 동포들의 설렘
입력 2013-05-06 18:31
역대 대통령들은 취임 이후 다 미국을 방문했고 동포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이번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뉴욕, 워싱턴, 로스앤젤레스에서 동포간담회를 이미 가졌거나 가질 예정이다.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맞아 “좀 더 마음이 간다”거나 “친근감을 느낀다”고 얘기하는 재미교포들이 많다. 우선 박 대통령은 재외국민 선거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첫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대통령이다. 모든 교포들이 박 대통령에게 투표하지는 않았겠지만 어떻든 동포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 뽑은 첫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북한의 잇따르는 도발 위협 등 ‘걱정스러운’ 고국 사정도 동포들이 박 대통령의 방미를 각별하게 바라보는 요소다.
워싱턴 근교 한인타운에서 금융업에 종사하는 이상민(46)씨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최근 연일 미국 언론에 보도되고, 한국의 경제 사정도 좋지 않다는 소식에 불안해하는 동포들이 적지 않다”며 “박 대통령이 이번 방미를 통해 한반도의 안보 불안을 우선 해소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도 배출하지 못한 여성 대통령이라는 점,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점도 관심을 끌고 있다. 홍희경 워싱턴 평화통일자문회의 회장은 “1960∼80년대 이민을 온 분들은 정착 당시 고생을 많이 했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있지 않느냐”며 “당시 청와대에 있으면서 ‘영애’로 불렸던 박 대통령이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듯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과거 한나라당 대표 등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해 동포사회를 조용히 ‘응원’한 일도 거론된다. 재미 한인 권리신장운동 단체인 시민참여센터의 김동석 상임이사는 “박 대통령은 재미 한인들의 실력과 역할을 인정하고 믿어준 대표적인 정치인”이라고 기억했다. 2007년 2월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박 대통령이 재외동포의 참정권을 주장하면서 한국 정부가 발표하는 인구 통계에 재외 동포 700만명을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배병우 워싱턴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