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와는 경쟁적 동지” 김한길 공 던졌는데…

입력 2013-05-06 18:28


민주당 김한길 신임 대표가 무소속 안철수(얼굴) 의원과의 관계를 ‘경쟁적 동지’로 규정하면서 안 의원 측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안 의원 측은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며 경계감을 높이는 동시에 자체 세력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의 적자(嫡子) 경쟁에 불이 댕겨진 것이다.

김 대표 측에 따르면 ‘경쟁적 동지’는 일단 안 의원과 누가 더 나은지 경쟁에 돌입하겠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후 혁신을 해서 민주당이 확 달라지면, 안 의원도 민주당의 러브콜을 거부하지 못하고 손을 내밀 것이란 기대인 것이다.

안 의원 측 역시 본격적 경쟁에 서막이 올랐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과는 기류가 다소 다르다. 우원식 최고위원이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10월 재·보궐선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안철수 세력과의 단일화 문제에 힘을 바쳐 일하겠다”고 밝혔듯 민주당은 언젠가는 서로가 ‘동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바라고 있다. 반면 안 의원 측은 ‘미래의 동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민주당과는 무한경쟁 체제로 나서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특히 안 의원이 선거과정에서 ‘전국적으로 새 정치를 무성하게 하고 싶다’, ‘단일화 프레임에 빠지지 않는 선거를 치르고 싶다’고 강조한 점 때문에 주변에서는 창당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안 의원의 언급은 전국조직을 갖겠다는 것이고, 민주당과는 앞으로도 단일화로 선거를 치르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안 의원 측이 창당시나리오에 대해 자체적으로 60쪽짜리 프레젠테이션 보고서를 검토하는 등 조직 건설 준비에 이미 돌입했다는 전언도 있다. 창당 목표시점이 내년 1∼2월쯤이라는 관측도 있다. 안 의원이 10월 재보선에서 ‘누군가를 당선시킬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한 뒤 내년 초에 창당해야 더 많은 세력이 붙을 것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 측 관계자도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단일화는 없을 것이다. 가을 재보선에 자체 후보를 내세워 이기는 성적표를 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민주당이 몇 개월간 당 혁신에 매진하는 사이 안 의원 측은 물밑이든, 공개적이든 조직화에 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혁신을 잘하든 못하든 간에 조직화 방침은 상수(常數)인 것이다. 다만 민주당이 또다시 내부 투쟁에 휩싸이고 혁신에 실패할 경우 안 의원이 창당 일정을 확 앞당겨 10월 전이라도 서둘러 당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

손병호 김아진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