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원장님 지시’ 따른 조직적 댓글작업 정황 포착

입력 2013-05-06 17:57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국가정보원 심리정보국 소속 직원들의 인터넷 게시글 작업이 국정원 수뇌부가 내린 국내 정치·사회 현안별 구체적 행동 지침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이뤄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6일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국정원 압수수색 때 국내정치 개입 의혹을 촉발시킨 ‘원장님 지시·강조말씀’ 원본 자료 및 관련 활동 보고 문건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검찰이 확보한 자료에는 심리정보국이 2010년 수뇌부에 보고한 ‘젊은 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 관련 구체적 실행 계획 등이 담긴 문건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자료 분석을 통해 ‘원세훈 전 원장-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민모 심리정보국장-팀장 등 실무진’으로 이어진 지시·보고 과정의 얼개를 파악, 실무진들의 구체적인 범죄 사실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4일 국정원 실무진급 직원들을 불러 관련 내용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특히 상명하복 형태의 국정원 조직 특성상 직원들의 게시글 작업 하나하나가 수뇌부의 통제 속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관련 자료 확보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국정원 직원의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디(ID)의 인터넷 게시글이 시간대별로 일정한 패턴을 보이며 게재되는 등의 정황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사건이 불거진 이후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서 국정원 직원 연관 ID의 게시글과 댓글이 일제히 삭제된 경위도 수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지시·강조말씀이 내려진 경위와 절차를)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