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구균백신 생후 15개월 이내에 네 번 맞혀야

입력 2013-05-06 17:24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감염질환 중 사망자가 가장 많은 질환은 무엇일까? 바로 폐렴구균성 질환이다. 매년 전세계 160만명이 폐렴구균으로 인한 질환으로 사망하며, 그 중 절반 이상이 만 5세 미만의 영유아일 정도로 면역체계가 완전하지 않은 5세 미만 영유아들에게 특히 위험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폐렴구균접종은 아직 선택예방접종으로 접종률은 약 50%에 불과하지만, 질환의 위험성과 치료의 어려움을 생각할 때 ‘필수’로 접종하는 것이 좋다. 곽병옥 건국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폐렴구균접종은 우리나라에서 아직 선택예방접종이지만, 폐렴구균성 질환도 필수예방접종 질환 못지않게 예방이 꼭 필요한 백신으로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며 “특히 뇌수막염, 패혈증 같이 심각한 증세를 보이는 폐렴구균성 질환은 잘못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에 꼭 접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또한 폐렴구균백신을 선택할 때, 백신이 예방할 수 있는 폐렴구균의 예방범위가 얼마나 되는지 꼼꼼히 따져보고, 현재 유행하고 있는 폐렴구균의 종류를 포함하고 있는지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대한소아과학회 예방접종지침서의 폐렴구균백신 권고안을 보면, 각 백신이 포함하고 있는 혈청형의 범위와 국내에서 주로 분리되는 폐구균의 혈청형 분포 역학을 잘 알고, 우리나라에서 흔히 분리되는 혈청형들에 대한 예방효과가 우수할 것으로 기대되는 백신을 선택해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접종 가능한 폐렴구균백신은 13가 백신과 10가 백신 두 가지가 있다. 백신 앞에 붙은 숫자는 예방할 수 있는 폐렴구균 숫자를 의미하는 데 13가 백신은 13가지 폐렴구균이 일으키는 심각한 침습질환과 급성중이염을, 10가 백신은 10가지 폐렴구균이 일으키는 침습질환 및 급성중이염을 예방할 수 있다.

폐렴구균은 지역과 시대에 따라 유행하는 균이 달라진다.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중국,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뇌수막염, 패혈증 등 심각한 폐렴구균성 질환을 일으키는 19A균이 증가추세에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대 어린이병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19A균이 2001∼2003년에 비해 2007∼2010년에 2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A균은 심각한 침습성 폐렴구균성 질환을 잘 일으키고, 항생제에 내성이 강해 치료가 어려워 19A균이 포함된 백신으로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19A균은 13가 백신으로만 예방이 가능하다.

그 외 고려할 사항으로는 안전성이 있다. 아이가 맞는 백신이기 때문에 여러 임상 결과 안전성이 입증돼야 하고 실제로 오랫동안 사용돼 안전성이 검증된 백신인지 확인한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FDA와 같은 공인기관에서 승인을 받았는지 확인하는 것도 좋은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다.

폐렴구균백신은 생후 2, 4, 6개월에 각각 1회씩 접종하고, 12∼15개월 사이에 마지막으로 4회차 접종을 실시한다. 대한소아과학회의 폐렴구균백신 예방접종지침이나 질병관리본부의 예방접종 스케줄에 명시돼 있는 대로 4회차까지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13가 백신이 출시된 2010년 이전에 7가 백신으로 폐렴구균접종을 완료한 5세 미만의 어린이라면 13가 백신을 1회 보강접종해 19A균 등 13가 백신에 새로 추가된 균(혈청형)에 대한 면역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이영수 쿠키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