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댄스 경연서 ‘강남스타일’ 패러디
입력 2013-05-05 19:33
‘오마하의 현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82)의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빛을 발했다.
AP,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사상 최대인 3만7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총이 ‘강남스타일’에 맞춰 버핏의 캐리커처가 춤을 추는 장면으로 시작했다. 버핏 회장은 찰리 멍거 부회장과 함께 선글라스를 낀 채 말춤을 추었다.
버핏 회장은 5시간 동안 가진 질의응답에서 미국 경제와 연방준비제도 정책, 회사의 비전, 향후 인수와 투자 등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그가 고령인 점을 감안, 이날 주총은 후계자가 누구인지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버핏은 “이사회가 후계자에 대해 확실한 합의를 이뤘다”고 밝히면서도 누구인지는 역시 밝히지 않은 채 “후계자는 바뀔 수도 있다”고 답해 궁금증만 증폭시켰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그러면서 버핏은 “차기 최고경영자(CEO)는 회사의 성장과 함께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자산을 운용하게 될 것인 만큼 꼭 자신의 전철을 밟을 필요는 없다. 더욱 명석한 두뇌와 열정으로 회사를 발전시키리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버크셔의 비상임 회장으로 내정된 장남 하워드(58)에 대해서는 차기 CEO 선출 과정을 이끌어갈 적임자라고 버핏은 강조했다.
버핏은 향후 회사 미래에 대해서도 “버크셔 해서웨이는 나의 은퇴와는 무관하게 위기에 빠진 투자자들을 위한 영원한 ‘800번’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800번은 미국 내 수신자부담 전화의 국번이다.
버핏 회장은 한 변호사가 자녀들에 재산을 어느 정도 물려줘야 바람직하냐고 묻자 “내 생각엔 아이들은 재산보다 부모들의 행동으로 망친다”고 조언했다.
향후 미국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1년 뒤 더 나아질 것이라면서도 양적완화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날 행사에서는 ‘댄싱 위드 더 스타’를 패러디한 댄스 경연도 열렸다. 각 계열사끼리 승부를 겨룬 경연에서 버핏 회장과 멍거 부회장이 ‘강남스타일’을 패러디한 춤으로 우승했다.
한편 버크셔 해서웨이는 주식 관련 파생상품 및 보험 사업 호조로 1분기 순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1%나 늘어난 48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가 보유한 현금 규모는 470억 달러에서 사상 최대치인 491억 달러로 불어났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