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버드대 퍼거슨 교수 “케인스 경제이론엔 동성애자 시각”

입력 2013-05-05 19:10

미국 하버드대학 교수이자 저명한 역사학자인 니얼 퍼거슨이 영국을 대표하는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1883∼1946)를 공개적으로 비하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4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와 허핑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퍼거슨 교수는 전날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에서 열린 한 투자회의에서 “케인스 경제철학의 허점은 미래세대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는 그가 동성애자로 자식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케인스는 완전고용을 실현·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보완책(공공지출)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학자다. 인간은 모두 개인의 사리사욕에 따라 결정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공동의 이익을 위해선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논리다.

퍼그슨 교수의 발언은 에드먼드 버크와 케인스 철학의 차이점에 대해 답변하던 중 나왔는데, 버크는 자식이 많아 세대를 이어가는 ‘사회계약’을 믿은 반면 자식이 없었던 케인스는 미래 세대를 고려하지 않는 이기적인 철학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결국 케인스가 이기적 세계관을 갖게 된 이유는 그가 동성애자이며 자녀가 없는 ‘사회적 약자’였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퍼거슨 교수의 이 같은 돌발 발언에 5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장은 일시에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했다.

애초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 표명을 거부했던 퍼거슨 교수는 비난이 거세지자 4일 자신의 발언이 “멍청하고 무신경했다”고 공식 사과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메일에서 “케인스가 아이가 없어서 세상에 무관심하다거나 그가 동성애자였기 때문에 아이가 없다고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