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총선거가 5일 초박빙으로 치러져 말레이시아가 들끓고 있다.
AP통신은 출구조사 결과 여당이 근소한 우위를 보인다고 보도했다. 반면 AFP통신은 집권 여당이 사상 처음으로 선거 패배 위기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선거직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56년 만의 정권교체 가능성이 엿보였다.
현지 여론조사기관인 메르데카 여론조사센터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2일까지 유권자 1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야권 3당 동맹 ‘국민연합(PR)’이 42%의 지지율을 보이며 집권연합 ‘국민전선(BN)’을 1% 포인트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의원 222명과 전국 12개주 주의회 의원 505명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예상 의석도 PR 89석, BN 85석, 군소정당 2석, 승패 예측이 어려운 접전 46석으로 집계됐다. 유권자는 1330여만명이다.
완 오마르 부위원장은 지역별로 5시30분쯤부터 개표가 시작됐다며 작은 규모의 주의회 선거구는 2~3시간 안에 당선자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선거에서는 1957년 독립 후 56년간 집권해온 BN과 야권 3당 동맹 PR이 박빙의 대결을 펼쳐 모두 승리를 장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BN을 이끄는 나집 라작 총리는 국회 140~155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PR을 이끄는 안와르 이브라힘 전 부총리는 야당이 53%의 의석을 얻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투표는 초박빙의 접전 양상 속에 야권의 부정선거 의혹, 야권 승리 시 말레이계와 중국계 주민 간 충돌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긴장감 속에 진행됐다. 경찰은 선거 결과를 둘러싼 갈등과 시위 등에 대비해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비교적 안정적인 경제상황에도 불구하고 집권 여당이 이번 선거에서 고전한 것은 장기집권으로 심화된 빈부격차 해소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다 젊은층 유권자 수가 5년 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도 여·야 격차를 줄인 요인으로 지목된다.
안와르 전 부총리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순간에 서 있다”며 “이 총선은 말레이시아를 새 시대로 이끌 놀랍고 평화로운 민주혁명의 결정적 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마일 오마르 쿠알라룸푸르 경찰청장은 일부 투표소에서 ‘유령투표자’와 ‘지워지는 잉크’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나 큰 사고 없이 투표가 끝났다며, 승자와 패자 모두 축하 집회나 항의 집회를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구성찬 기자
집권 연장이냐… 56년만에 정권교체냐… 말레이시아 총선 박빙 승부
입력 2013-05-05 19:10 수정 2013-05-06 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