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새판짜기’ 핵심… 김무성 당분간 막후서 교통정리

입력 2013-05-05 19:01 수정 2013-05-05 22:46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의 노림수는 무엇일까. 김 의원은 4·24 재·보궐선거로 복귀한 직후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이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 하겠다”며 한껏 몸을 낮췄다. 하지만 한편으론 “(당이) 결속이 안 된다”며 계파 갈등과 리더십 부재를 질타했다. 모종의 역할을 암시한 것이다. 민주당이 당 대표를 새로 뽑고 새 옷으로 갈아입은 가운데 김 의원이 앞으로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 어떻게 ‘새판 짜기’에 나설지 여권 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의원은 최근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접은 남경필 의원과 만나 “출마 안 하기를 잘했다. 나서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선이 쉽지 않은 이번 선거에 출마해 주류·비주류 간 불협화음을 유발하지 말고 차라리 내년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 주류로 편입되는 게 낫지 않느냐는 ‘훈수’를 뒀다고 한다. 김 의원이 향후 당 대표 도전 등으로 새판을 짤 때 남 의원과 연대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상당수 친박(親朴·친박근혜계) 의원들은 김 의원이 과거의 친박 좌장을 넘어 비주류를 아우르는 당 구심점 역할을 해주길 내심 기대하고 있다. 한 친박 핵심 의원은 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국의 초점이 그간 청와대에 있었다면 이젠 당으로 가져와야 할 때”라며 “그렇게 하려면 대야(對野) 관계를 능수능란하게 해야 하고, 당내 활력을 불어넣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주류 의원들도 김 의원이 어떤 형태로든 새판 짜기에 나설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이들은 친박 중심으로 돼 있는 당권을 흔들고 본인들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김 의원이 당내 역학관계를 바꿔주길 바라고 있다.

새판 짜기 및 계파 청산과 관련해 김 의원에게 기대가 쏠리는 상황은 현재 새누리당이 처한 정치지형과 무관치 않다. 자칫 과반 의석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초선 의원은 “10월 재보선 전 여름에라도 법원 판결로 10여개 의석이 날아갈 수 있다”며 “여유 있을 때는 계파가 나뉘어도 상관없지만 지금은 총력을 모아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당장 움직일 가능성은 낮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당권 도전에 나설) 계기가 있어야 한다”며 “절대적으로 수동적으로 가야지 능동적으로 가면 정을 맞는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내년 초까지는 ‘막후 조정자’로 교통정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황우여 대표 체제를 유지하면서 내년 지방선거 이후 추대 형식으로 ‘당권 접수’를 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고위 당직자는 “김 의원이 당장 나서서 얻을 것이 없다. 다음 총선 공천과 연관되는 내년 이후 당권에 도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