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보조금 탓 1분기 LGU+만 웃었다
입력 2013-05-05 18:43
1분기 이동통신사 중에선 LG유플러스만 웃었다. 이동통신사들이 순차적 영업정지 때문에 영업일수가 줄어든 데다 가입자 지키기와 뺏어오기를 반복하느라 과도한 보조금을 쓴 탓에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다.
5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1분기 영업이익 401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17.8%나 줄어든 수치다. SK텔레콤 측은 영업이익 감소에 대해 “투자비 증가에 따른 감가상각비와 일시적인 마케팅 비용 증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분기 마케팅 비용은 90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가 늘었다. 영업정지 기간 중에 보조금 경쟁을 펼친 탓이다.
KT도 비슷한 상황이다. KT는 1분기 367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1분기(5801억원)보다 36.7%나 줄었다. 반면 마케팅 비용은 6976억원으로 39.4% 늘었다. KT 역시 영업정지 기간 중 과도한 마케팅 경쟁이 영업이익 감소 원인이라고 꼽았다.
반면 LG유플러스는 1분기 123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665억원)보다 85.1% 증가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28.3% 많은 4497억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썼다. 하지만 LTE 가입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0.4% 늘어난 520만명을 기록하면서 좋은 성과를 얻었다. LG유플러스 전체 무선 서비스 가입자의 50%가 넘는 수치다.
이동통신 3사는 2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모두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살깎아먹기식 보조금 경쟁이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T끼리 요금제’가 한 달 만에 120만명을 넘어서는 등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3사 모두 무제한 요금제가 가입자 지키기와 가입자 월평균 매출(ARPU)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보조금 없이 남의 고객 끌어오기에 한계가 있다는 게 최근 이동통신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고민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가입자 유치가 안 된다고 섣불리 보조금을 쏟아부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어느 한 쪽이 시작하면 따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