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롯데, 끝나지 않은 ‘인천대전’

입력 2013-05-05 18:43

신세계가 인천터미널 인근에 대체부지를 확보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롯데와의 ‘인천대전’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5일 신세계백화점 등에 따르면 신세계 측은 롯데에 빼앗긴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을 대신할 새로운 부지를 인근에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천시와 롯데쇼핑은 지난 1월 30일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들어서 있던 인천터미널 부지를 90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3월 대금 지급까지 완료했다. 신세계 측은 지난해 인천시와 롯데가 투자협정을 체결했을 때부터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며 터미널 매각을 막기 위해 고투했으나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현재 진행 중인 매각 무효 소송은 이번주 초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세계에서 대체부지로 검토 중인 곳은 인천 동춘동 이마트 연수점 근처의 대형 쇼핑몰 스퀘어원, 문학동 월드컵경기장 인근 시유지 등 인천시 소유 부지 중 상업용지로 개발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인천 지역에 기존의 인천점을 대체할 부지를 확보하는 문제를 검토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며 “업계에서 여러 곳을 후보로 점치고 있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업계는 현재의 상황을 ‘인천대전’의 일단락으로 봐야 할지 아니면 새로운 전쟁의 시작으로 봐야 할지 주목하고 있다. 이제까지 인천터미널 문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온 신세계가 다른 방법을 찾기로 결심한 것은 더 이상 인천터미널 건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풀이된다. 인천점을 빼앗긴 신세계는 2015년까지였던 광주신세계와 금호터미널의 임대차 계약을 최근 2033년까지 연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천터미널 싸움이 끝났어도 뒤통수를 한 번 맞은 신세계가 더 이상 롯데에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면서 인천 지역에서 싸움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록 인천점을 롯데에 빼앗겼지만 신세계는 롯데와의 시장 경쟁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인천시와 법적 분쟁을 벌이면서 대외적인 이미지에 손상을 입고 인천시와의 관계도 나빠진 만큼 더 이상 문제를 끄는 것은 좋지 않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며 “차라리 소송전을 끝내고 새 점포를 여는 것이 여러 모로 이득이라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